필리핀 여자 테니스의 ‘신성’으로 불리는 알렉산드라 이알라가 2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마이애미오픈 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 2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꺾는 이변을 일으킨 뒤 눈물을 글썽이며 기뻐하고 있다. 필리핀 선수가 WTA투어 대회에서 4강전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출처 WTA투어 인스타그램 |
필리핀 여자 테니스의 ‘신성’으로 불리는 알렉산드라 이알라(20·세계 140위)가 세계 2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시비옹테크는 메이저대회만 다섯 차례 우승한 선수다.
이알라는 2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마이애미오픈 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시비옹테크를 2-0(6-2, 7-5)으로 이겼다. 마이애미오픈은 4대 메이저대회를 제외한 WTA투어 최상위 등급의 대회다. 앞서 이알라는 2회전에서 옐레나 오스타펜코(25위·라트비아), 3회전에서 매디슨 키스(5위·미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잇달아 꺾었는데, 이날 시비옹테크마저 꺾으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이알라는 이번 대회 전까지 세계 랭킹 20위 이내 선수와 겨뤄본 적이 없지만, 이번 대회에서 세계 5위 이내의 선수 2명을 이겼다.
이날 시비옹테크를 꺾으며 4강 진출을 확정한 이알라는 각종 기록을 쓰게 됐다. 우선 이알라는 필리핀 선수로는 처음으로 WTA투어 대회 4강에 진출한 주인공이 됐고, 4강전 결과와 상관없이 필리핀 선수로는 역시 처음으로 WTA투어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0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게 될 예정이다. 또 이알라는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했는데, WTA투어 대회에서 와일드카드 선수가 메이저대회 챔피언 출신 3명을 이긴 것은 2023년 윔블던의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 이후 두 번째다. 이알라가 2회전과 3회전에서 꺾은 오스타펜코와 키스는 각각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과 호주오픈에서 한 차례씩 우승한 바 있다. 와일드카드 선수가 이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 역시 2010년 쥐스틴 에냉(벨기에), 2018년 빅토리야 아자란카(벨라루스) 이후 세 번째다.
이알라는 제시카 페굴라(4위·미국)와 에마 라두카누(60위·영국) 경기 승자와 4강전에서 만나 결승 티켓을 놓고 겨룬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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