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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에 복수하고자 입대"…카투사 김석연 일병, 75년 만에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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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미 협력으로 신원 확인
뉴스1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6.25전사자 봉환유해 합동안장식이 거행되고 있다. 2020.7.2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6·25전쟁 당시 조국을 지키다 28세의 나이로 산화한 호국영웅의 유해가 한미의 공동 노력으로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20년 국군 전사자 유해봉환 행사를 통해 국내로 봉환된 유해의 신원을 카투사 고(故) 김석연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48명으로 늘어났다.

김 일병의 신원 확인은 국유단과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의 교류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유단은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넘겨받은 국군 전사자 유해 314구를 국내로 모셨고, 김 일병을 포함한 2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국유단 탐문팀은 유해가 발굴된 북한 장진군 신흥리 일대의 전사(戰史) 연구를 바탕으로 병적부, 전사자명부를 분석했고, 이를 통해 전사자 각각의 본적을 확인 후 행정관서 협조를 얻어 유가족 소재를 추적했다.

국유단은 이어 유가족의 자택을 일일이 방문해 시료를 채취했고, 유가족과 유해의 유전자를 분석 비교해 가족 관계를 확인했다.

김 일병은 1922년 8월 서울에서 3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그는 1944년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는데, 6·25전쟁이 발발해 피난길에 오르는 과정에서 아내는 세상을 떠났고 둘째 아들은 미처 데리고 오지 못했다고 한다.

고인은 1950년 8월 카투사로 입대했고, 같은 해 장진호 전투에서 적과 싸우다 전사했다. 장진호 전투는 동부전선의 미 제1해병사단과 제7사단 31연대 등 유엔군이 북방으로 진출하던 중 7개 사단 규모의 중공군 제9병단에 포위돼 2주간 펼쳐진 철수작전이다.

고인의 딸인 김문숙 씨의 조부는 "네 아버지는 전쟁을 일으킨 북한 김일성에게 복수하고 싶어서 군에 입대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가족을 잃은 슬픔이 고인을 전쟁으로 이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일병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김 씨의 자택에서 열렸다. 행사는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 패·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김 씨는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 솔직히 아버지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지만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이제 아버지라는 실체가 느껴진다"라며 "아버지를 찾아줘서 감사하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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