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지난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뒤 걸어나오고 있다. [타스]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러시아군이 북한이 제공한 자주포 등 군사장비를 크림반도를 거쳐 최전선으로 운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사전문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최근 크림반도 북부의 한 역에서 M-1978 ‘곡산’ 자주포 등을 적재한 군용 열차가 포착됐다.
현지 매체 일부는 해당 트럭이 북한제 M1991 240㎜ 방사포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 군사매체 밀리타르니는 곡산 자주포가 사용하는 170㎜ 포탄이 적재된 트럭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전쟁 장기화로 장비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군은 쿠르스크 전선과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등에 북한제 곡산 자주포를 투입해 왔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이달 25일에도 도네츠크 지역에서 곡산 자주포 한 문이 무력화됐다”면서 지난 한 달 사이에만 5문의 곡산 자주포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파괴됐다고 전했다.
북한제 곡산 자주포는 고폭 파편탄을 사용해 최대 43㎞까지 공격할 수 있고, 로켓 보조 추진체를 사용하면 사거리가 54~60㎞까지 늘어나는 무기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당초 이 무기는 비무장지대를 가로질러 서울을 겨냥할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러시아는 포병 전력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이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 제14 독립드론연대 소속 항공정찰부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제 M-1978 곡산 자주포 3문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제 자주포들은 나무 사이에 숨겨져 있었고, 자폭 드론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보호망을 둘러친 상태였다.
하지만 제14 독립 드론 연대에 포착된 직후 이 포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운용하는 미국제 다연장 로켓무기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하이마스·HIMARS)에서 발사된 집속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등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이 무기체계는 북한에서 가장 긴 사거리의 포로, 170㎜의 주포를 장착하고 있어 최대 사거리가 60㎞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도 우크라이나군은 자국 동부 루한스크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M-1978 곡산 자주포 한 문을 격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군이 곡산 자주포를 사용하는 모습이 처음 포착된 것은 작년 10월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