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텍, 200억 출자계획 철회
투자유치 등 자금조달 방안 필요
차바이오그룹이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개발(CDMO)을 위해 6년전 설립한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Matica Biotechnology)가 이렇다할 재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설립 이후 최근까지 고만고만한 수준의 매출을 내고 있으며 순손실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얼마전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할 자금 일부인 200억원을 마티카에 투입하려다 최근 이를 포기했다. 마티카의 뚜렷한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또 다른 자금 확보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티카는 2019년 설립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순손실 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매출은 설립 이후 3년이 지난 2022년부터 발생하고 있으나 눈에 띄는 수준이 아니다. 순손실 적자 규모는 지난 2023년에 417억원대로 크게 불었다가 지난해 312억원으로 적자폭이 줄어들긴 했으나 매출을 크게 압도하는 수준이다.
차바이오그룹은 2019년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자회사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설립하며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에 진출했다. 차바이오그룹은 차바이오텍, CMG제약 등 계열회사가 마티카에 투자 및 대여하는 방식으로 약 1억3000만달러(약 1900억원)를 투입, 세포·유전자치료제 바이럴 벡터 생산 바이오리액터(50L, 200L, 500L)와 관련 시설을 확보했다.
하지만 마티카의 매출을 포함해 수주 규모는 기대에 못 미친다. 마티카는 지난해 기업 10곳과 685만달러 규모(약 100억원)의 수주 계약을 확보했다고 밝혔는데 이 계약은 2027년까지 연평균 25억원 수준의 매출을 일으킬 전망이다.
차바이오텍에 따르면 현재 마티카는 GMP 등 시설 자금과 운영자금으로 1억3000만달러 대부분을 사용하고 250만달러(약 35억원)만 남아 당장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12월 2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마티카 시설투자 및 운영비로 2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형식 등을 문제삼아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면서 차바이오텍은 유상증자 규모를 1800억원으로 줄이며 마티카 출자 계획을 철회했다.
차바이오그룹과 마티카측은 외부 투자 유치 등 다양한 자금 확보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바이오텍측은 "CDMO 사업을 위해 시설투자 비용, 관련 운영 비용 및 연구개발 비용을 지속적으로 지출했으나 아직 고객사 확보 및 수주 확대를 통한 유의미한 매출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현재 다양한 고객사로부터 수주계약 확보를 시작했으며 손익분기점에 빠르게 도달하기 위해 매출 증대, 비용절감 방안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다양한 질환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 파이프라인이 증가하고 있고 초기 단계의 세포유전자치료제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점차 시장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DMO 업계 관계자는 "세포유전차치료제 시장은 바이오텍이 개발을 주도하고 상업화 단계에서 빅파마들이 M&A하는 방식으로 형성됐다"면서 "투자 시장이 얼어붙어 자체 임상을 끌고 갈 수 있는 회사들이 줄면서 관련 CDMO 시장도 수주 절벽에 부딪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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