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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 몰린 하마스..."가자 주민 ⅓만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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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끝없이 이어지는 고통과 죽음, 굶주림에 지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연이틀 거리 시위에 나서면서 무장 정파 하마스의 통제력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불구대천의 원수 이스라엘과 싸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주민들에게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방식의 투쟁전술이 한계에 이른 것일 수 있어서입니다.

현지시간 26일 AP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 지역에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적지 않은 수의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하마스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목격자들은 시위 참석자들이 3천 명 정도였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날 밤에는 가자지구 남부 핵심도시인 칸유니스로까지 시위가 확산하면서 하마스를 '테러범들'로 지칭하며 가자지구에서 떠날 것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2019년에도 갈수록 악화하는 경제 등에 대한 불만으로 하마스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가 구타와 감금, 고문 등 가혹한 보복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시작된 지 거의 1년 반 만에 터져 나온 이번 시위에 대한 하마스의 반응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한 수준입니다.

베이트 라히야 주민 아부 타메르는 25일 시위가 시작되자 하마스 측이 이를 저지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오히려 하마스 소속 무장대원이 분노한 군중에 둘러싸여 몰매를 맞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마스는 시위를 막지 못했다. 거리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췄기 때문이다. 그들은 저항하는 주민들에 맞서 일어날 수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전쟁을 촉발한 하마스는 가자지구 지하에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땅굴 네트워크에 의존, 게릴라전을 펼치며 외부 노출을 피해왔는데 이것이 주민에 대한 통제력 약화로 이어진 셈입니다.

대규모 인원을 동원할 경우 이스라엘의 감시망에 은신처가 노출될 우려가 큰 탓에 적극적으로 시위 진압에 나서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가자지구 알아자르 대학의 정치학 전문가 므카이마르 아부다사 교수는 "하마스는 고위급 군사지도자와 정치 지도자 다수를 잃었다"면서 "지금의 하마스는 2019년 당시와 다르며, 폭력적으로 시위대를 쫓는 건 실수가 될 것이란 걸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하마스 지도부는 일단은 여론관리에 주력하며 주동자들을 '민족 반역자'로 몰아 시위 확산을 저지하려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하마스 대변인 바셈 나임은 26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의심스러운 정치적 목적'을 갖고 가자지구의 '비극적인 인도적 상황'을 악용하려는 자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시위 배후에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측 첩자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가혹한 보복을 당할 것을 각오하고 거리로 나선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분노를 억누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베이트 라히야 주민 이브라힘 라바는 "우리가 모두 죽는다면 그들은 누구를 위해 이 땅을 해방한다는 건가"라면서 "이 전쟁은 잘못 관리됐다. 나는 우리 민족에 맞서고 싶지 않지만 우린 지치고 굶주렸으며, 우리 아이들은 배가 고프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과의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는 5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지구는 거의 전역이 폐허로 전락했고 200만 주민 대다수는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마스는 전쟁 이전에도 갈수록 떨어지는 지지율에 고심해 왔습니다.

전쟁 발발 직후에는 하나로 뭉쳐 외적에 맞서야 한다는 여론에 힘입어 지지율이 급등했지만, 현재는 전체 주민의 약 3분의 1 정도만 하마스를 지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팔레스타인 정책 및 설문조사 센터(PCPSR)의 할릴 쉬카키 국장은 말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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