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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O는 2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이 디폴트에 도달하는 '엑스 데이트(X date)'가 5월 말에서 9월 사이에 도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7월 중순~10월 초를 디폴트 시기로 추정한 초당정책센터(BPC)의 예상보다 빠른 시점이다.
'엑스 데이트'는 부채 한도 도달을 피하기 위해 미 재무부가 취하는 특별 조치 수단이 고갈되는 시점을 뜻한다. 미 의회는 정부의 차입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부채 한도를 설정하고 있는데, 나랏빚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매번 백악관과 의회가 부채 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충돌한다. 현재 연방정부 부채는 36조1000억달러로 이미 지난 1월21일 부채 한도에 도달한 상태라, 재무부는 기존 현금 자산·특별 조치 등을 활용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는 연방정부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부채 한도 상향에 합의해야 한다. 만약 의회가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아 디폴트가 발생하면 국방, 공공 안전, 의료 서비스 등 연방정부의 업무정지(셧다운)가 발생하게 된다. 공무원, 군인 연금 수급자는 급여나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다.
또한 연방정부 디폴트가 현실화 할 위기에 처할 경우 미국 신용등급 하향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에도 큰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앞서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인 2023년 8월 집권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이 부채 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대립하면서 무디스, 피치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바 있다.
CBO는 "특별 조치가 고갈되기 전 부채 한도를 상향하거나 (적용을) 유예하지 않으면 정부는 모든 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된다"며 "그 결과 (연방정부가) 일부 활동에 대한 지불을 연기하거나 부채 의무 디폴트가 발생할 것이다. 어쩌면 둘 다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해 말 임시 예산안 처리 당시 "의회는 말도 안 되는 부채 한도를 폐지하거나 2029년까지 (적용 유예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기 집권 후 속도전을 펼쳐야 하는 만큼 부채 한도 리스크를 조기에 털어내려는 의도가 깔렸었다. 다만 당시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 속에 이 같은 주장을 철회했다.
현재 공화당이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어 부채 한도 상향은 어렵지 않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은 하원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감세 정책과 함께 부채 한도 증액 문제를 패키지로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작은 정부를 지향해 정부 지출 확대에 비판적인 공화당의 상원의원 일부는 이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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