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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의 과거에서 보내는 엽서] [7] 스페인 내전

조선일보 이응준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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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3월 27일 마드리드의 파괴된 관공서 계단에 앉아 이 엽서를 쓴다. 내일, 프랑코 장군의 반란군이 마드리드를 점령하면서 스페인 내전이 ‘사실상’ 끝난다. 독일과 이탈리아의 지원을 받는 프랑코 진영에 맞서는 인민전선 편 안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좌익 분파들이 뒤섞여 있었다. 조지 오웰은 종군기자이자 POUM(통합마르크스주의노동자당) 소속 의용군으로서 참여해 장차 세계 3대 르포문학에 속하게 되는 ‘카탈로니아 찬가’를 쓴다. 이 책 초반 오웰이 회고하는 ‘혁명가들의 해방구’가 된 도시는 마치 공산주의 이데아(Idea)가 ‘낭만적으로’ 실현된 모습이다.

그러나 이 환상은 소련의 지령을 따르는 스탈린주의자들이 다른 사회주의자들을 감금, 고문, 학살하면서 박살난다. 오웰은 자신이 혁명만 꿈꿨지 ‘정치’를 몰랐다고 고백한다. 소련이 전 세계 전체주의의 본령임을 감각하고 예견한다. 자신(의용군)의 이데올로기가 사회주의가 아니라 ‘낭만주의’였음을 깨달은 것일까?

스페인 내전은 악마와 천사의 충돌로 쉽게 도식되곤 하지만, 매우 복잡한 내용과 각자의 정의(justice)로 서로의 악마가 돼 살육한 아수라였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주곡 스페인 내전의 보람은 아무것도 없었다. 프랑코가 독재를 한 것처럼, 인민파가 승리했더라도 그들은 ‘스스로’ 극좌 파시즘에 빠지거나 소련의 위성국이 되거나 아니라면 둘 다였을 것이다. 스탈린에게 스페인을 접수한다는 건, 북미의 캐나다나 중미의 멕시코를 그렇게 만든다는 것과 같았을 게다. 역사와 세상을 낭만적으로만 보면서 그 시각이 착각이라는 사실 자체를 모를 때, 악당들만 이득을 챙기고 비극은 위선 속에 구조화된다. 스페인 내전에 좋은 일은 없었다는 내 말은 잘못됐다. 조지 오웰이 ‘1984’의 작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게 인류의 큰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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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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