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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속에서 새끼 지키려고···쇠줄에 묶여 있던 엄마 백구의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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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울산·경상 지역 등으로 확산하며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산불 현장에서 쇠줄에 묶여 있던 진돗개가 새끼를 지키려 안간힘을 썼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5일 동물구조단체 '유엄빠'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의성의 한 뜬장 안에서 새끼들과 함께 발견된 진돗개 사진이 올라왔다. 유엄빠는 "재난 상황에서도 여전히 대피소는 동물을 거부하는 현실"이라며 "불길에 휩쓸린 잿더미 속에서 혹시나 살아남은 생명이 있을까 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구석구석을 뒤지던 중, 깊은 산기슭에 숨어있는 뜬장들을 발견했다"고 운을 뗐다.

이 뜬장 안에는 굵은 쇠줄에 묶여 불을 피해 도망칠 수 없었던 진돗개 금순이와 새끼들이 있었다. 유엄빠는 "금순이는 불길 앞에서 새끼들을 지키려 피부가 찢기고 벗겨질 때까지 필사적으로 몸부림친 흔적이 역력했다"며 "문 앞에는 이미 생명의 불꽃이 꺼져버린 작은 새끼 한 마리가 잿더미 속에 누워있었다"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금순이와 남은 새끼 강아지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엄빠는 "금순이의 몸에는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며 "불에 달궈진 뜬장에 발바닥도 탔고, 모유를 먹이느라 부은 가슴도 화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유엄빠 측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금순이의 털은 검게 그을려 있었고 피부 곳곳에는 화상 자국이 선명했다. 목줄이 채워진 피부는 다 벗겨져 있었다.

유엄빠는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강인하게 새끼들을 지켜낸 어린 엄마에게 '금같이 귀하게 살라'는 소망을 담아 '금순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했다. 이어 "불길 속에서 새끼들을 지켜낸 금순이의 용기와 모성이 헛되지 않도록 금순이의 앞날을 함께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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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순이 사례처럼 대형 산불 발생 시 동물들의 목줄을 미처 풀어주지 못해 생기는 피해가 막심하다. 산불이 나면 미리 동물과 함께 대피하는 게 좋지만, 긴급한 상황에서는 최소한 동물의 목줄이나 사육되고 있는 우리의 문을 열어두어야 한다.

김수호 기자 su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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