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킴이 내달 2일 신곡을 발매한다. 웨이크원 |
때론 그 어떤 책이나 영화보다 3분 남짓한 노래 한 곡이 더 큰 울림을 줄 때가 있다. 인생에 위로가 필요할 땐 더욱 그렇다. 살다 보면 음악의 강력한 힘에 기대게 되는 순간이 있다.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손을 내밀어 언어를 초월한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가 음악이 아닐까.
국내엔 훌륭한 싱어송라이터들이 꽤 많다. 개인적으론 로이킴의 노래들에 많은 위안을 받는 편이다. 서정적인 가사와 부드러운 음색이 산란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의 노래는 마치 우리가 지나온 모든 시간을 사랑으로 감싸주는 듯하다.
가장 유명한 곡인 '봄봄봄'을 비롯해 'Love Love Love(러브 러브 러브)' 'Home(홈)' '북두칠성' '문득' '그때 헤어지면 돼' '그때로 돌아가' '잘 지내자, 우리' '괜찮을거야' '살아가는 거야'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등 수많은 곡들이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이다.
어느덧 삼십 대가 된 로이킴을 SBS '모닝와이드-유수경 기자의 연예뉴스'를 통해 만났다. 로이킴은 단순히 활자로 표현되는 것 이상의 원대한 철학을 노래에 심고 있었다. 그는 "디테일한 작은 순간에 대해서 긴 말을 할 수 있는 그런 아티스트들이 부럽다. 그런데 저는 보통 작사 작곡을 할 때마다 거대한 꿈들이 들어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고, 불완전하지만 그럼으로써 또 아름다운 것 같아요. 저희가 실수를 하기도 하고, 잘하고 싶어서 노력은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때도 대다수고... 이런 완벽하지 않은 모습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서로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 다음 달 발매되는 신곡 '있는 모습 그대로'에요."
로이킴은 "사회나 세상이 만들어 놓은 기준과 가치관 등에 맞춰서 타인을 바라보지 않고, 저희가 태어난 대로 그리고 또 걸어온 길대로 서로를 바라봐주고 아껴주고 품어주면 좀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 같아서 그런 마음을 담아봤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그의 노래 제목처럼 누군가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기란 쉽지 않다. 로이킴 역시 이에 동의하며 "생각도 많아지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있는 모습 그대로보다는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해야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 노래를 제가 쓰면서도, 그냥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뿐이고, 있는 모습 그대로 서로 사랑해 준다면 전쟁도 싸움도 없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있는 모습 그대로의 로이킴은 어떤 사람일까. "저는 항상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리고 제가 일을 할 때 마음을 컨트롤하는 모습도 너무 극하게 행복하거나 극하게 우울하거나가 아닌, 그 중간의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인 것 같거든요."
데뷔 13년 차에 접어든 로이킴은 훗날 '100년 된 유명한 곰탕집' 같은 가수로 기억되고 싶단다. "그냥 지나가다가 '아 맞다' 하고 들어가도 옛날 그 맛이고, 여전히 맛있는... 새로운 자극적인 음식이나 노래를 찾다가도 다시금 한 번씩 제 노래를 들으면서 힐링하게 되는, 오래 별 탈 없이 잘 지내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로이킴은 너무 큰 기대는 실망을 안길 수도 있으니 신곡에 대해 조금만 기대해 달라며 웃었다. 그저 이 말만은 해주고 싶다. 그의 음악이 누군가에겐 고통을 나누고 함께 울어주는 친구였다는 것을. 앞으로도 있는 모습 그대로 로이킴다운 음악을 들려달라고.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