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나서는 이재명 대표 |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이도흔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은 데는 5년 전 이 대표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을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공개된 100쪽 분량의 항소심 판결문을 보면 이번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백현동 관련 발언에 대해 '의견 표명'에 해당해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5년 전인 2020년 대법원에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이 대표는 2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받았지만, 2020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해 사건을 무죄 취지로 2심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해당 대법원 판례에서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우월적 지위, 형벌법규 해석의 원칙에 비추어 어느 범주에 속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표현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의견이나 추상적 판단을 표명한 것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부분을 인용했다.
'백현동 부지의 용도지역 변경은 국토교통부의 법률에 의한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불가피하게) 한 것'이라는 발언은 전체적으로 의견 표명에 해당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고법은 이 대표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의 발언을 판단할 때도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활발한 토론이 보장되지 않고서는 민주주의가 존재할 수 없으므로 표현의 자유, 특히 공적·정치적 관심사에 대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헌법상 권리로서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가져왔다.
1심은 이 대표 발언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뤄졌고, 유권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더욱 엄격하게 판단한 데 반해 2심 재판부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1심에서 유죄로 판단했던 이른바 '골프 발언'도 2심은 무죄로 판단했는데, 재판부는 이 대목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거론했다.
재판부는 설령 해당 발언이 '김문기와 함께 간 해외 출장 기간 중에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해도 여러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만 해석하는 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반영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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