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수입 구리 조사,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
/로이터=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몇 주 내에 수입 구리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구리 관세가 기존 예상보다 몇 주, 몇 달 더 빨리 부과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상무부에 구리 관세 관련 조사를 시작해 270일 이내에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고, 소식통들은 관련 조사 결과가 예상보다 더 빨리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25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산 구리가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이와 관련 일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관세 부과 계획을 밝혀왔다. (수입 구리 관세 관련) 이번 조사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구리 관세 부과가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관세 부과 계획을 언급한 만큼 이번 조사는 '보여주기식'에 불과해 예상보다 빠르게 결론이 나올 거란 얘기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구리 조사와 관련해 앞서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 시간'(Trump time)대로 움직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는 가능한 한 빨리 조사 결과를 대통령 책상 위에 올리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25일(현지시간) 기준 국제 구리 가격 추이 /사진=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예고에 국제 구리 시장은 격하게 요동치고 있다. 2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한 때 3.1% 급등해 파운드(1파운드=0.000454톤)당 5.374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런던 금속거래소의 구리 가격은 1.1% 하락해 톤당 1만4달러까지 떨어지며 뉴욕과 런던 구리 선물 가격 차이가 톤당 1700달러 이상으로 벌어졌다.
코프코퓨처스의 쉬완추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관세 리스크로 뉴욕에서 구리 선물 가격이 더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벌어진 결과"라며 "관세가 25%보다 낮은 수준에서 발표되면 뉴욕에서의 구리 가격이 단기적으로 급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구리 중개업체인 트라피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로 현재 톤당 1만달러 수준인 구리 가격이 1만2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런던과 뉴욕 간 구리 가격 차이로 전 세계 트레이더와 딜러들이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을 얻고자 미국으로 구리를 선적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며 "이런 움직임으로 구리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서는 구리가 부족해졌다"고 설명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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