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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억 큰손 '우본'이 온다…부동산 운용업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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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본 펀드규모 6000억 이상…공동투자자 1곳만 모집
코어·코어플러스 오피스·물류…'뉴이코노미' 조건 없어
수익률, 국민연금보다 난이도 낮아…'순 IRR 7% 이상'
국민연금·우본 등 투자에…"시장거래 활성화" 기대돼
이 기사는 2025년03월26일 17시39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국민연금이 국내부동산 코어플랫폼 위탁운용사를 모집한데 이어 우정사업본부(우본)도 부동산 펀드 운용사 선정에 나서면서 부동산 운용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국민연금 출자사업에 떨어진 운용사들도 우본 선정을 기대하며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우본이 모집하는 펀드가 국민연금보다 규모도 크고, 수익률 및 투자대상 자산 조건도 까다롭지 않은 만큼 ‘전화위복’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우본 등 큰 기관들 자금이 시장에 돌기 시작하면 거래 종결(딜클로징) 사례도 늘어나고 시장이 다시 활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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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코어플러스 오피스·물류…‘뉴이코노미’ 조건 없어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는 오는 31일까지 서울 주요권역 오피스 빌딩과 수도권 물류시설 등 핵심 부동산 자산을 운용할 위탁운용사 제안서 접수를 받는다.

펀드 규모는 최소 6000억원 이상이며, 이 중 우본 출자비율은 펀드 설정액의 85% 이하(5000억원 이내)다. 투자대상은 ‘오피스 및 물류시설 등’(코어 및 코어플러스 자산)이며, 오피스 비중이 50%가 넘는다.

투자전략은 ‘코어’ 또는 ‘코어플러스’다. ‘코어투자전략’은 저위험 저수익의 안정적 투자를 지향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서울 3대 업무지구(도심·여의도·강남권역) 등 핵심 지역에 위치한 오피스, 리테일, 주거처럼 안정적 임대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뜻한다.

‘코어 플러스’는 코어(Core) 전략처럼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지만 코어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를 말한다. 코어와 임차인 구성이 유사하면서도 건물 상태가 코어 수준에 못 미치는 부동산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코어, 코어플러스 외에도 사전 임대가 50% 이상 확정된 자산에 대해 40% 이내에서 일부 개발(빌드 투 코어)이 가능하다. 빌드 투 코어(Build-to-Core)는 주요 대도시 핵심 입지에 있는 토지를 매입해 안정적 임대 수익을 창출하는 부동산 개발 전략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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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도 우체국금융 국내부동산 코어전략 펀드 위탁운용사 모집공고 (자료=우정사업본부)


투자기간은 ‘2년 이내’며, 2년 이내에서 연장 가능하다. 연장은 최대 1년씩 2회 가능하다. 수익률 조건은 ‘순 내부수익률(IRR) 기준 7% 이상’이다.

운용성과 평가대상 펀드는 임대형 또는 임대를 예정한 펀드를 대상으로 한다. 개발형 펀드, 대출형 펀드, 해외부동산,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다.

우본은 다음달 중 △1차 평가(서류) 및 2차 평가대상 선정 △예비실사 △2차 평가(구술)를 진행한다. 이어 오는 5월 중 △현지실사(본실사) △투자심의회 심의를 거쳐 운용사 1곳을 최종 선정한다.

세부 진행일정은 우본 내부 사정에 따라 조정 가능하다. 제안 결과 투자 목적에 부합하는 투자제안이 없을 경우 우본이 선정 계획을 취소하거나 투자하지 않을 수 있다.

선정배제 조건도 있다. △계열회사와의 관계 등으로 인해 제안 운용사의 운용조직 및 운용인력이 실질적 투자의사 결정 권한을 가지지 못하는 등 펀드의 책임운용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경우 △최근 5년 이내 금융 관련 법령 위반으로 관계 감독기관으로부터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았거나 시정명령 미이행 상태에 있어, 펀드의 적법한 운용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이다.

수익률, 국민연금보다 난이도 낮아…‘순 IRR 7% 이상’

국민연금의 국내부동산 코어플랫폼 위탁운용사 모집에 떨어진 운용사들은 우본의 이번 운용사 모집 소식을 더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 국내부동산 코어플랫폼 위탁운용사에는 삼성SRA자산운용, KB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3곳이 선정됐다. 그런데 우본이 모집하는 운용사 기준이 출자자금 규모, 수익률 측면에서 운용사들에 더 유리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우선 우본이 모집하는 펀드는 규모가 최소 6000억원으로, 국민연금이 모집하는 펀드보다 액수가 크다.

국민연금 펀드의 경우 각 운용사가 2500억원씩 국민연금 자금을 운용한다면 규모가 최소 3300억원(국민연금 지분 75% 가정)에서 최대 5000억원(국민연금 지분 50% 가정)이 된다. 펀드자금 규모가 커지면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의 범위도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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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2024년 국민연금기금 국내 부동산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계획 공고’ 일부 캡처)


자금조달도 더 용이하다. 펀드 자금의 85%를 우본이 출자하기 때문에 사실상 우본 외 공동투자자 1곳만 모집하면 돼서다. 국민연금 지분율은 각 펀드별 약정총액의 50~75%로, 상대적으로 낮다.

‘수익률’ 및 ‘투자대상 부동산’ 조건도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더 낮다. 우본의 수익률 조건은 ‘순 내부수익률(IRR) 기준 7% 이상’으로, 국민연금(순 IRR 8.3%)보다 낮다.

또한 국민연금 펀드는 코어투자전략 실행이 가능한 국내 ‘뉴 이코노미 섹터’가 전체 자산의 30%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뉴 이코노미 섹터’란 데이터센터, 도심형 물류, 셀프 스토리지(물품 보관시설을 임대하는 상업용 부동산), 라이프 사이언스(생명과학) 등 새로운 부동산 투자영역을 뜻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투자할 만한 뉴 이코노미 섹터는 데이터센터를 제외하면 마땅한 곳이 없다는 의견이다. 주거용 부동산은 취급 금지여서 ‘1인 가구 증가’를 반영한 신규 부동산 상품인 ‘코리빙’ 등은 투자가 불가능하다.

셀프 스토리지, 라이프 사이언스의 경우 국내에 시장이 거의 없다는 문제가 있다. 한국은 셀프 스토리지 시장 규모가 1000억원 미만으로 추정돼서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렇다 보니 뉴 이코노미 섹터에 해당하는 자산들의 경우 펀드 투자기간(설립일로부터 후 3년) 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코어플랫폼의 경우 수익률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며 “현재 오피스 투자수익률이 채 8%가 안 되기 때문에 뉴 이코노미 섹터에서 9% 이상 수익률을 내야 하는데 마땅한 투자 물건이 없어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우본 등 큰 기관들이 국내 부동산시장에 수천억 자금을 투자한다는 것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민연금은 작년 10월 국내 부동산 대출형 펀드 위탁운용사로 코람코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선정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의 부동산 투자자금은 대출, 코어 자산, 밸류애드 자산, 오퍼튜니스틱 순서로 풀리게 된다”며 “작년 국민연금의 부동산 대출 펀드에 이어 이번에 두 기관의 코어 자금이 풀리면 그간 얼어붙었던 시장에 거래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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