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축구협회는 26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벤투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와의 협업을 중단한다”라며 경질을 알렸다.
벤투 감독은 2022 월드컵 이후 한국을 떠났다. 2023년 7월 UAE의 지휘봉을 잡으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진출을 노렸지만, 1년 5개월 만에 결별하게 됐다.
 |
UAE 감독 파울루 벤투. 사진=ⓒAFPBBNews = News1 |
갑작스러운 경질이다. 벤투 감독은 같은 날 사우디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A조 8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뒀기 때문.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경질 소식을 들어야만 했다.
최근 이어졌던 부진이 경질 이유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UAE 부임 후 지난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16강에 진출하는 등 이변을 만들었고,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는 6경기 5승 1무 무패로 통과했다. 그러나 3차 예선에서는 이란, 우즈베키스탄에게 밀려 조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UAE는 이란, 우즈벡을 비롯해 카타르, 키르기스스탄, 북한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4승 1무 3패(승점 13)을 기록 중이다. 선두 이란(승점 20)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여전히 2위 자리를 두고 우즈벡(승점 17)과 경쟁 중이다. UAE는 오는 6월 열리는 9~10차전 일정에서 우즈벡, 키르기스스탄을 만난다. 우즈벡을 직접 꺾는다면 월드컵 희망이 커지는 상황, 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벤투 감독의 축구에 의구심을 보이며 이별을 선택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아라비안 걸프컵 영향도 크다. 당시 UAE는 오만, 쿠웨이트, 카타르와의 조별리그에서 2무 1패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그리고 이어진 3차 예선에서는 7차전 이란에게 패했다. 공식 기록만 놓고 보면 최근 5경기 1승 2무 2패다.
 |
벤투 감독 경질 후 팬들 반응. 사진=SNS 캡처 |
UAE는 여전히 월드컵 직행 희망이 있음에도 벤투 감독 체제에서 이를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 더 먼 미래를 위해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음에도 감독 교체 강수를 던지게 됐다.
UAE 팬들은 벤투 감독 경질에 기뻐했다. UAE 축구협회 공식 SNS에 게시된 감독 경질 소식에 “알라신이여 감사합니다”, “가장 반가운 소식”, “아침 최고의 뉴스다. 알라신께 축복을”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면서 ‘빌드업 축구’로 초반 지지를 받지 못했던 벤투 감독이다. 그는 4년 동안 한국을 이끌며 ‘최장수 감독’의 타이틀을 얻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기대 이상의 모습과 함께 두 번째 원정 16강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UAE에서도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다가섰지만 실패로 끝났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