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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모듈 만드는 이 회사의 비밀 [시크한 분석: 티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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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현 독립리서치P&J 팀장, 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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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디바이스 AI 시장의 성장 수혜를 PCB 제조업체 티엘비가 입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 | 뉴시스]


몇해 전만 해도 생소했던 인공지능(AI)이 이젠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스마트폰부터 가전제품, 자동차까지 AI 기능이 있느냐 없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됐다. 그만큼 AI 칩을 탑재한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는 거다. 이는 AI칩을 위한 회로기판의 수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기업 티엘비의 성장 가능성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인공지능(AI)의 시대다. 2018년 오픈AI가 첫번째로 개발한 AI 모델 GPT-1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AI 시대가 올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생각보다 AI를 접목할 산업과 제품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였다. 하지만 7년이 흐른 지금, 당시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AI는 빠른 속도로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루 종일 손에서 놓지 않는 스마트폰이 대표적 사례다. 삼성전자가 2024년 1월 세계 최초로 AI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인 이후 애플도 아이폰에 AI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노트북ㆍ태블릿PC는 물론 TVㆍ세탁기 등과 같은 가전제품도 AI 기능을 갖고 있다.

이런 AI의 성장으로 주목받는 곳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인쇄회로기판(PCB)이다. PCB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ㆍ디바이스 안에 탑재한 AI)에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다. PCB 전문기업 티엘비의 성장 가능성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티엘비의 첫번째 호재는 앞서 언급한 온디바이스 AI의 확산이다.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가전제품이나 전자기기가 늘어날수록 티엘비의 PCB를 찾는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 서버나 클라우드에 연결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연산을 수행한다. 용어 그대로 디바이스 안에 AI를 넣어놨기 때문이다. 온비다이스 AI에 사용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성능이 기존보다 월등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반도체의 성능이 좋아질수록 크기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처럼 크기가 중요한 전자기기에는 반도체를 탑재할 공간이 제한적이다. 성능을 높이기 위해 무작정 큰 반도체와 AI를 탑재할 수 없다. 크기는 작게 유지하면서도 성능은 우수한 반도체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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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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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자료 | 티엘비 사업보고서, 참고 | 2024년 3분기 기준]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게 엔비디아가 개발한 SOCAMM(System on Chip Advanced Memory Module)이다. SOCAMM은 장점이 많다. 기존 D램 모듈보다 전력 효율은 높지만 발열 정도는 낮다. SOCAMM을 사용하면 온디바이스 AI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SOCAMM을 위한 '기판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티엘비다. SOCAMM이 확산하면서 티엘비에 조명이 쏟아지는 이유다.

두번째 호재는 반도체 업황의 개선 가능성이다. 티엘비의 주력 생산품은 노트북 등에 사용하는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와 메모리 모듈의 PCB다. 2011년 국내 최초로 SSD PCB를 양산하는 체계를 구축했고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ㆍ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에 SSD PCB를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에서도 SSD(47.0%)와 D램(40.0%)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2024년 3분기 기준). 이 때문에 티엘비의 실적은 반도체 업황에 영향을 받아왔다. 2023년 이후 반도체 메모리 업황이 부진에 빠졌을 때 티엘비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22년 2215억원, 385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23년 1713억원, 3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실적도 잠정치 기준 매출액 1777억원, 영업이익 5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전 세계 반도체 기술 공급망 인텔리전스'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1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25년 반도체산업 수출 전망'을 통해 모바일ㆍPC 제조기업의 메모리반도체 재고 조정이 끝나면서 2025년 하반기부터는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봤다.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 티엘비의 실적도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티엘비는 이미 생산시설의 가동률을 높이는 등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비한 준비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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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유의할 점이 없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시장의 예상대로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고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확산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정책이 미국 내 스마트폰ㆍPC 가격을 끌어올려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투자 기업에 세액공제를 주는 반도체법을 폐지하려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티엘비의 올해 예상 실적은 매출 2117억원, 영업이익 191억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9.1%, 영업이익은 282.0%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3월 26일 티엘비의 주가는 2만3900원을 기록했다. 추정 PER(주가수익비율)은 17.88배다. 반도체 장비 업체의 평균 PER이 20배를 넘는다는 걸 감안하면 높지 않은 수준이다. 티엘비의 성장 가능성과 반도체 업황의 회복 기대감을 반영해 중장기 목표주가를 3만원으로 제시한다.

손창현 독립리서치P&J 팀장

fates79@naver.com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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