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가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포털 서비스 ‘다음’을 운영하는 사내독립기업의 분사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카카오 노조가 26일 포털 서비스 ‘다음’의 분사와 골프 사업 계열사 카카오브이엑스(VX) 매각을 반대하며 9개 법인에 대한 임금·단체협약 교섭의 일괄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8일째로 접어든 단식 농성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카카오 노조(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는 이날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제주 스페이스닷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 카카오 노동조합 설립 이래 최초로 임금·단체협약 교섭 일괄 결렬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조만간 9개 법인별로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고,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거쳐 다음달 총파업 투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도 이날 8일째로 접어든 단식 농성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카카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카카오 법인 설립(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 기준) 30년 만의 첫 파업이 될 전망이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회사가 추진한) 분사·합병·매각 사례만 20여건이 넘지만 한번도 안정적으로 진행된 적이 없다. 회사는 일단 결정하고 혼란은 노동자들이 감당하는 형태가 반복됐다”며 “더 이상 대규모 고용불안이 반복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우리는 이번 분사와 관련한 모든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가 26일 제주 제주시 스페이스닷원(카카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털 서비스 ‘다음’ 분사 추진에 따른 총파업을 예고했다. 카카오 노조 제공 |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시점에서 (다음)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지난 13일 간담회 때 경영진이 ‘분사 이후 지분 매각도 감안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이번 분사 결정이 사실상 매각을 위한 작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사내독립기업(CIC) 소속으로 다음 서비스를 운영하는 인력은 약 300명 규모이지만, 카카오 그룹 내에서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는 자회사 인력(약 800명)까지 포함하면 11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다음의 분사 또는 매각에 따른 고용불안에 놓였다는 게 노조 쪽 설명이다.
노조는 이날 경기 용인시 카카오 에이아이(AI) 캠퍼스에서 열린 카카오게임즈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브이엑스 매각 및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카카오는 지난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한 사업보고서에서 “2024년 12월 중 ㈜카카오브이엑스와 그 종속기업의 매각계획을 수립했고, 2025년 중 해당계획이 이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매각에 앞서 카카오브이엑스는 전체 임직원의 10% 이상을 구조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카오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을 새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또 임기 1년을 남기고 일신상의 이유로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권대열 시에이(CA)협의체 이에스지(ESG)위원장 후임에는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김선욱 법무법인 세승 대표 변호사가 새롭게 합류했으며,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박새롬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사외이사로 1년간 재선임됐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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