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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EBS 사장에 ‘사랑하는 후배 신동호’ 임명…노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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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동호 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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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문화방송(MBC) 아나운서 출신인 신동호씨를 신임 교육방송(EBS) 사장으로 임명했다. 신동호 신임 사장은 임명권자인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문화방송 선후배 사이인 데다, 이 위원장 스스로도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사랑하는 후배 신동호 국장’ 제목의 영상을 올릴 만큼 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공개적으로 과시한 바 있어 ‘이해충돌’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26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신동호씨를 한국교육방송공사 사장으로 임명하는 데 동의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교육방송 사장 후보자 공모를 거쳐, 총 8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지난 24일 면접을 한 바 있다. 교육방송 사장은 한국교육방송공사법(9조)에 따라 방통위의 동의를 받아 위원장이 임명한다.



방통위는 이날 교육방송 사장 임명동의안과 별도로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교육방송지부가 이 위원장을 대상으로 낸 ‘위원 기피신청에 관한 건’에 대한 심의도 진행했으나, 이에 대해서는 기피신청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언론노조 교육방송지부는 24일 이 위원장이 과거 신동호 사장과 문화방송 선후배 관계였고 퇴직 이후에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등에서 비슷한 정치 행보를 걷는 등 사적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만큼, 이 위원장한테 교육방송 사장 선임에 관한 공정한 심의·의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기피신청서를 냈다. 이 노조는 지난 17일 같은 이유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이 위원장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신고하기도 했다.



신동호 신임 사장은 1992년 문화방송 아나운서로 입사해 아나운서 1부장을 거쳤고, 이 위원장이 문화방송 기획홍보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2월부터 아나운서 국장을 지냈다. 이후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4번에 이름을 올렸으나 순번 조정으로 당선권 밖인 30번대로 밀려났다.



이 위원장도 2019년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뒤 2020년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를 시도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신동호 신임 사장에 대해선 3년 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진숙티브이(TV)’를 통해 ‘사랑하는 후배 신동호 국장’ 제목의 영상을 올릴 만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이 위원장이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비공개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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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위원장이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진숙티브이(TV)’에 올린 ‘사랑하는 후배 신동호 국장’ 영상은 비공개 처리되어 26일 현재 제목 검색만 가능하다. 누리집 갈무리


이 위원장이 이해충돌 논란을 외면한 채 신동호 사장 임명을 강행하자 언론단체는 “교육 공영방송마저 내란의 소모품으로 쓰겠다는 계엄 연장 시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신동호는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미래한국당 비례후보에 지원했다가 탈락 후 선거대책위 대변인을 지냈고, 국민의힘에서는 당무위원까지 역임한 바 있는, 이비에스 사장 후보로는 역대급 정치 이력을 가진 인물”이라며 “구성원 다수는 물론 이비에스 이사회와 보직 간부들, 시민사회까지 모두가 부적절하다 지적한 인사를 교육 공영방송 이비에스의 수장으로 임명한 것은 12·3 불법 계엄 이후 여전히 지속되는 내란 체제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노조와 별개로 교육방송 8개 직능단체협회와 현직 보직 간부 50여명도 25일 이진숙-김태규 ‘2인 체제’ 방통위의 사장 선임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과 결의문을 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교육방송 관계자는 “김유열 현 사장이 27일 입장문과 함께 이 위원장의 신임 사장 선임에 관한 집행정지를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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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26일 방통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사랑하는 후배 신동호 국장’ 제목의 영상 비공개 처리 사유 등을 묻는 한겨레의 질의에 “후배들에 대해 언급할 때 ‘사랑하는 후배 ○○○’ ‘좋아하는 후배 △△△’ 등으로 표현한다. 다만, 신동호 지원자가 8명의 지원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들어 있어 이런 시빗거리를 주지 않기 위해 비공개 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위원장은 “민경욱 전 의원이 지원했다 해도 페이스북 글 비공개 처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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