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사진=엔씨소프트)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올 하반기부터는 엔씨가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성과를 나타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최근 연이은 주가 하락에 성난 주주들의 마음을 살폈다.
박 대표는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열린 제2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는 게임성, 기술력 등 기본으로 돌아가는 데 충실할 것"이라며 "기술적 혁신과 이용자 소통을 기반으로 재밌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모든 직원이 한 방향으로 움직였던 과거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전 사업 영역을 기본에 충실하자는 관점에서 재점검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보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 시기가 다소 늦춰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듯이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 기간으로 이해해주시고 계속해서 믿고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2024년은 글로벌 게임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내부적인 도전 과제 속에서 엔씨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한 해였다"면서 "영업손실의 대부분은 희망퇴직 시행에 따른 비용으로 이해해달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작년에 일부 신작을 출시했음에도 주주 여러분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결과가 있었다. 만족스러운 실적을 보여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경영진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앞으로 이를 발판 삼아 더욱 강한 본래의 엔씨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지난해 엔씨는 다수의 신작을 선보였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먼저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를 글로벌 지역에 출시한 지 5개월여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8월에는 스위칭 RPG '호연'을 출시했으나 부진한 성적을 냈고, 이후 개발 리더 교체 및 개발팀 축소 조치가 진행됐다. 연말에는 '리니지' IP 기반의 방치형 MMORPG '저니 오브 모나크'를 글로벌 지역에 출시해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뉴시스]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
박 대표는 "과거 엔씨는 출시하는 게임마다 기술적인 혁신을 보여줬던 회사였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이용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했다. 그리고 재미있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게임을 만들고자 전체 직원이 한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이러한 과거의 모습들이 많이 약해졌다는 것에 경영진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엔씨가 과거의 엔씨로 돌아가서, 엔씨가 가장 잘했던, 엔씨가 지켜왔던 기본을 찾고 이를 견고하게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원팀 엔씨'를 이루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그는 "고정비와 조직 효율화를 대대적으로 실시해 가슴 아프지만 2024년 초 대비 20% 수준의 임원 감축과 800명 이상의 퇴직을 통해 본사 인원은 5000명에서 3100명으로 줄었다. 또한 '퍼스트스파크', '빅파이어', '루디우스게임즈' 등 3개 스튜디오와 AI QA, IDS 등 솔루션 개발 분야 등을 분사 법인으로 발족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엔씨는 전략 방안으로 ▲운영 고도화를 통한 기존 IP(지식재산권) 경쟁력 유지 ▲신규 개발 및 퍼블리싱 작품의 게임성 극대화 ▲신규 투자 및 M&A(인수합병)로 장르별 클러스터 구축 ▲퍼블리싱 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 확충 및 개발사 협업 확대 등을 추진한다.
박 대표는 "지난해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와 같은 기존 IP의 성공적인 리부트 업데이트와 고객 중심 서비스 강화를 통해 기존 IP의 경쟁력 회복에 주력했다. 또한 기존에 엔씨가 집중하지 않았던 서브컬처나 슈팅 장르에 대한 투자와 퍼블리싱 판권 확보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그 결과, '빅게임 브레이커스', '미스틸 타임테이커스' 등의 판권을 확보했으며, 스웨덴과 폴란드 회사에 초기 투자를 진행했다. 더 나아가 서브컬처, 슈팅 장르를 지속적으로 키워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 M&A를 통해 큰 장르별 클러스터를 형성하려고 한다"며 "M&A와 투자에 대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장르에 대한 퍼블리싱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인재를 대내외적으로 확충했으며, 추가적인 선임 작업도 진행 중"이라면서 "외부 개발사와의 협업을 계속 확대해나가고 있으며, 북미 리더십 확충에 이어 유럽, 동남아 등으로의 리더십 확충을 진행하고 있다. 고도화된 모니터링 프로세스를 더욱 강조해 마케팅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조직 내 업무 수행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제2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특히 2027년까지 당기순이익의 30%를 현금 배당할 계획임을 밝혔다. 지난 2월에는 127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고 지난 24일 소각을 완료했다. 향후 재무 성과 개선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도 자사주가 10% 이상 초과되는 부분은 소각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향후 재무 성과 개선을 바탕으로 배당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주주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작년에 약속했던 엔씨 삼성동 타워 매각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다만 박 대표는 "이 매각 재원은 엔씨 R&D 센터 건립 비용에 사용하려 한다. 내년에는 여기서 발생하는 매매 차익은 단기 배당에서 제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4개의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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