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대사에 지명된 브렌트 보젤 3세. Gettyimages/이매진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대사에 보수 성향의 정치 평론가 브렌트 보젤 3세를 지명했다.
보젤 후보자는 ‘미디어의 좌파적 편견 폭로’를 목표로 하는 우익 단체 미디어리서치센터의 설립자다. 그는 미 공영방송 NPR과 PBS 예산 삭감과 기관 폐쇄를 주장하거나 “CNN은 공식적으로 가짜 뉴스”라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측근, 행정부를 향한 비판적 보도를 해온 매체를 공격해온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에는 엑스(옛 트위터)에 “트럼프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가 진정한 목적의식으로 돌아왔다” 등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글을 다수 게재했다.
보젤 후보자는 애초 글로벌미디어국(USAGM) 수장에 지명돼 해당 기관을 이끌 것으로 전망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철회하는 동시에 그를 주남아공 대사로 지명했다. USAGM은 미국의소리(VOA)·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을 운영하는 기구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기능과 인력을 대폭 축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VOA·RFA 등이 폐쇄 절차를 밟았다.
브렌트 보젤 3세 주남아공 미국 대사 후보자가 지난 1월21일 자신의 아들 보젤 4세를 사면해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며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 엑스 갈무리 |
보젤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집행한 대규모 사면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의 아들 보젤 4세는 2021년 ‘1·6 의회 폭동’에 가담한 혐의로 약 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으나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으로 풀려났다. 보젤 후보자는 아들 석방 후 “대통령님, 우리 가족과 다른 모든 가족이 모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연달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는 글을 올렸다.
보젤 후보자는 친이스라엘 인사로도 유명하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그는 이스라엘을 위한 모금을 진행하면서 “이스라엘은 존재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했다. 남아공은 가자에서 대량 학살을 벌인 혐의로 이스라엘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미국 동맹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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