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삼성 TV의 역사를 써온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삼성 안팎에서도 허망함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회사를 이끌며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던 그가 한순간 별이 되어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게 된 만큼 삼성에서도 이를 최소화하고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기존 한종희 부회장 및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의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전 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하며 '투톱 체제'를 부활한 지 불과 6일 만이다. 한 부회장이 휴식 중 심정지로 병원치료 받다가 지난 25일 세상을 떠난데 따른 것이다.
작년까지 한 부회장과 함께 '투톱 체제'로 삼성전자를 이끌었던 경계현 전 DS부문장 사장도 빈소를 찾아 "무슨 말씀을 드리겠느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빈소에 방문해 "정말 슬픈 일"이라고 허망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해 삼성과 첫 연을 맺었다. 이후 LCD TV 랩장, 개발그룹장, 상품개발팀장 등을 거치며 TV 부문에서만 30년 가까이 근무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 TV사업의 19년 연속 1위 자리를 이끈 주역이자 삼성 TV 역사를 함께 해온 인물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 2021년 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디바이스경혐(DX)부문장을 맡게 됐다. 이에 그는 전문 분야인 TV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가전, 네트워크 등을 이끌며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 전반을 아울렀다. 여기에 작년 말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 자리에도 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의 위기를 타개하고자 임직원들에게 '사즉생'의 자세를 주문했던 바 있다. 이에 삼성 내부적으로도 '독한 삼성인'으로 거듭나겠다고 전열을 다졌다. 한 부회장 역시 숨 가쁜 일정들을 소화하며 주총에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다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랬던 그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삼성 입장에서는 뜻하지 않은 리더 공백이라는 또 다른 위기를 마주한 셈이다.
삼성에서도 그를 대체할 만한 후임자를 당장 찾기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그를 대신할 인물을 찾는데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고(故) 한 부회장의 역할이 누구보다 막중했던 만큼 공백도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DX부문 산하에 있는 사업부문들 가운데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이,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용석우 VD사업부장 사장이, 네트워크(NW)사업부는 김우준 NW사업부장 사장이 이끌고 있다. 하지만 생활가전(DA)사업부의 경우 한 부회장이 DX사업부문장과 함께 겸직해왔던 곳으로 해당 사업부장 자리는 공석이 된 상태다.
한 부회장의 뒤를 이을 대표이사가 정해진다고 해도 당분간 전 부회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5월 DS부문장을 경 전 사장에서 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했었다. 당시 경 전 사장의 대표이사 사임으로 투톱 체제가 해제됐지만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올해 주총까지 유지했었다.
정단비 기자 2234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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