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개그맨 윤형빈이 15년간 운영한 코미디 전용 극장 '윤형빈 소극장' 문을 닫는다.
윤형빈은 26일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지난 15년간 운영했던 국내 유일의 공개코미디 전용관 윤형빈 소극장은 문을 닫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어쩌면...지금이 가장 적당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능력도 모자란 내가 뭐라고 괜한 자리에 가로막고 서서 어쩌면 더 빨리 좋아졌을지도 모르는 개그계에 괜한 오지랖을 부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며 "30대와 40대를 15년간 매주 매일 무대에 오르며 그래도 참 즐거웠다. 매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지낼 수 있었던 건 윤소와 관객분들과 개그가 있어서였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이제 떨리지만..그동안과는 또 다른 새로운 여정을 떠나보려고 한다. 낯설겠지만 처음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시작했던 윤소가 문을 열고 우여곡절 끝에 자리 잡아나갔던 것처럼 또 새로운 길을 잘 걸어 나가보겠다. '윤형빈 소극장'을 사랑해 주셔서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윤형빈소극장'은 2015년 윤형빈이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개관한 코미디 전용 공연장이다.
이곳을 거쳐 간 코미디언으로는 '개그콘서트'에 출연 중인 신윤승, 조수연, 박민성을 비롯해 정찬민, 신규진, 김해준 등이 있다.
▶윤형빈 글 전문
안녕하세요. 윤형빈 소극장의 극장장 윤형빈입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지난 15년간 운영했던 국내 유일의 공개코미디 전용관 윤형빈 소극장은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부산을 시작으로 홍대에 자리 잡기까지 참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갔고 참 많은 추억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마음껏 웃기고 공연하고 싶다는 생각에 부산에서 조그맣게 시작했던 것이...
조금씩 관객이 늘어나고 개그를 배우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생기면서 개그계에 좋은 인재를 육성하고 좋은 코너들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기기도 하고 또 좋은 비즈니스로 키워보려는 욕심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즐겁고자 시작했던 일이 어느덧 식구가 늘고 나름 살림이 커지다보니 수익보다는 지출이 많아지고 즐거운 일들보다는 안타깝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고민이 깊어졌지만, 개그맨들이 설 자리를 잃고 무대가 없던 코로나 시절에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져도 이 작은 무대라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차마 문을 닫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KBS의 김상미 CP님께서 1년여 간의 고군분투 끝에 '개그콘서트'를 다시 런칭해 주셨고..
그래도 이제는 개그맨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또 다른 작은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공연을 하던 동료 후배들도 '개그콘서트'에서 다들 힘을 보태고 있고..
또 조금씩 늘어가는 관객분들을 보면 이제 개그에..그리고 개그맨들에게 관심 가져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구나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어쩌면...지금이 가장 적당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능력도 모자란 제가 뭐라고 괜한 자리에 가로막고 서서
어쩌면 더 빨리 좋아졌을지도 모르는 개그계에..괜한 오지랖을 부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30대와 40대를 15년간 매주 매일 무대에 오르며 그래도 참 즐거웠습니다.
매주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지낼 수 있었던 건 윤소와 관객분들과 개그가 있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이후 "윤소공연" 에 관한 자세한 사항 및 운영은 @seoul_gag에서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떨리지만..그동안과는 또 다른 새로운 여정을 떠나보려고 합니다.
낯설겠지만..처음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시작했던 윤소가 문을 열고 우여곡절 끝에 자리 잡아나갔던 것처럼 또 새로운 길을 잘 걸어 나가보겠습니다.
"윤형빈소극장"을 사랑해 주셔서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잘~ 놀다 갑니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