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 경영, 대표핵심사업 육성 두개 축 강화
구광모 LG그룹 회장 . LG제공 |
[파이낸셜뉴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6일 "특히, 배터리와 같은 산업은 미래의 국가 핵심 산업이자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배터리 업계의 공세와 전기차 캐즘(수요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터리 업황부진을 정면 돌파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는 그룹의 주력사업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굵직한 대표산업으로 배터리 사업을 흔들림없이 키우겠다는 게 구 회장의 강한 의지라고 전했다.
■배터리 캐즘 돌파, 韓주력산업으로 성장
㈜LG 대표이사인 구 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트윈타워에서 열린 ㈜LG 주주총회에서 서면 인사말을 통해 "LG가 부응해야 할 새로운 시대적 요구로서, 높은 수준의 컴플라이언스 경영(준법경영을 통한 사회적 책임 강화)과 대표적인 핵심 사업 육성이란 두 개의 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재계는 구 회장이 최근 적자산업이 된 배터리 산업에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에 주목하고 있다. LG그룹에 있어 배터리는 의미가 남다른 사업이다.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지난 1992년 영국 출장길에서 처음 2차전지를 접한 후 만년 2등이었던 회사를 1등으로 만들겠다며 꺼낸 비장의 카드이기 때문이다. 이날 구 회장의 발언 역시 지난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그룹 차원의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현재 실적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이 24.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73.4%나 급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4·4분기 5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는 대체로 올 1·4분기 바닥을 찍고, 2·4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지난 20일 주총에서 오는 2028년까지 매출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것도, 캐즘 터널이 끝나간다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20억달러(약 3조원) 규모 외화채 발행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건설 중인 대규모 글로벌 생산설비(Capex)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선대 회장 때부터 내려온 LG DNA 강화
컴플라이언스 경영 역시, 선대 회장 때부터 내려오는 LG 문화를 확장 발전시킨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컴플라이언스는 좁게는 윤리경영, 준법경영을 뜻하며, 넓게는 사회적 책임 강화로 해석된다. 구 회장은 이날 컴플라이언스에 대해선 "기업 성장과 발전의 핵심 인프라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LG의 구성원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LG 관계자는 "새로운 시대 질서에 맞춰 기업들이 부응해야 할 시대적 요구가 달라지더라도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성장 산업을 육성해 주주, 고객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야 함은 변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LG는 이날 주총에서 권봉석 ㈜LG 부회장과 하범종 ㈜LG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와 함께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또한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동일한 보통주 1주당 3100원, 우선주 1주당 3150원의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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