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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7일 일한 성실한 친구"…싱크홀 희생자 빈소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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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빨리 구조됐으면 살았을까 싶기도"
뉴시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5일 서울 강동구 명일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전날 발생한 싱크홀(땅 꺼짐) 사고 현장 모습. 2025.03.25.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저한테 배달 일을 가르쳐준 10년지기 친구였어요. 사고나자마자 전화했는데 안 받아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결국 답장을 못 받았네요."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등학교 인근 싱크홀(땅꺼짐) 사고로 숨진 오토바이 운전자 박모(33)씨의 10년지기 친구 30대 남성 A씨는 26일 오전 11시께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에서 이같이 말하며 좀처럼 슬픈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이쪽 지역을 많이 돌아다니다보니 싱크홀 지역이 어딘지 단번에 알아차려서 바로 카카오톡 메시지와 전화를 보냈다"며 "아무리 바빠도 전화를 하면 무조건 받는 친구였는데 전화도 안 받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집에 가서 블랙박스 등 영상을 보니 뒷모습이 딱 그 친구였다"며 "박씨 어머니 집에 도착하니 경찰이 신원 파악에 나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10년지기 친구인 A씨가 떠올리기에도 박씨는 '성실함'의 대명사였다.

A씨는 "주 7일 일할 정도로 정말 성실한 친구였다"며 "젊었을 때라도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많이 벌어놓아야 한다고 자주 얘기했다"고 회상했다.

어렸을 때부터 서울 강동구 길동에서 PC방을 같이 다니며 돈독한 사이가 됐다는 A씨. A씨 기억 속 박씨는 아버지를 여의는 등 아픈 과거를 딛고 꿋꿋이 사업과 배달 일을 병행하는 등 가정을 책임지려 한 친구였다.

10년지기 친구는 그를 떠나보내며 "말도 안 되는 사고로 죽어서 너무 안타깝다"고 연신 되뇌었다.

이날 낮 12시께 빈소 앞에 화환 10여개와 이수희 서울 강동구청장 등이 보낸 근조기 6개가 놓인 가운데, 적막감이 감도는 상황에서 곡소리가 간간이 복도로 울려퍼지고 있었다. 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아이고 우리 OOO 어떡해"라며 울음을 떠뜨리기도 했다.

화장기 없는 눈으로 멍하니 화환과 근조기를 쳐다보며 한참을 망설이다 빈소로 들어가는 여성도, 고인의 사진을 뚫어지게 본 뒤 마음을 먹은 듯 들어가는 조문객들도 이 상황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박씨 유족이라고 밝힌 B씨는 "너무 귀엽고 잘생긴 오빠"라며 "빨리 구조됐으면 살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4일 오후 6시29분께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 사거리에서 싱크홀이 발생한 바 있다.

소방 당국은 사고 발생 17시간 만인 전날 오전 11시22분께 싱크홀 발생 지점으로부터 50m 떨어진 곳에서 박씨를 심정지 상태로 발견해 오후 12시36분께 구조했다.

박씨는 사고 당일에도 저녁 배달 일을 위해 이동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발인은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frie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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