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브라질이 아르헨티나에 66년만에 1-4 패배를 당하는 대참사를 기록했다.
월드컵 디펜딩챔피언 아르헨티나는 마침 세계 최고의 라이벌전 앞두고 2026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대승을 일궈냈다.
아르헨티나는 이 경기의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였다.
남미 예선에서 9승 1무 3패(승점 28)로 1위를 기록 중이었던 아르헨티나는 조 7위 볼리비아와 우루과이가 무승부(0-0)으로 승점을 1점만 챙기면서 본선행이 결정됐다.
2026년 대회부터 월드컵 전체 출전권이 48개로 늘어나면서 남미예선에서도 상위 6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7위는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볼리비아가 남은 4경기에서 전부 이겨도 브라질전 앞둔 아르헨티나의 승점 28점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통산 19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아르헨티나는 이어 브라질을 누르고 승점을 31점까지 쌓았다.
브라질이 아르헨티나에 1-4로 패하기는 66년 만의 일이다. 치욕의 90분을 지낸 브라질은 6승 3무 5패(승점 21)로 4위까지 밀렸다.
홈팀 아르헨티나는 다소 공격적인 4-1-3-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골문을 지킨 채, 니콜라스 탈리아피코, 니콜라스 오타멘디, 크리스티안 로메로, 나우엘 몰리나가 백4를 구성했다.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3선을 혼자 책임졌고, 2선에 티아고 알마다, 알렉시스 맥앨리스터, 로드리고 데 파울이 배치됐다. 최전방 투톱에는 훌리안 알바레스와, 엔소 페르난데스가 출전하며 상대 골문을 노렸다.
이에 맞서는 브라질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루카스 벤투 골키퍼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귈레르미 아라나, 무릴루, 마르퀴뇨스, 엔리케 프랑카가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3선에서 조엘링톤과 안드레가 호흡을 맞췄고, 2선에는 호드리구, 마테우스 쿠냐, 하피냐가 출전했다. 최전방 원톱에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맡았다.
이날 경기 앞두고 아르헨티나의 주장 메시는 부상으로 소집 제외된 상태로 경기에 뛰지 못했다.
아르헨티니와 브라질은 대륙 라이벌답게 전반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을 통해 엄청나게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결국 전반 4분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전개한 아르헨티나가 주인공이었다. 알마다의 침투 패스를 받은 알바레스가 문전 앞에서 뛰어난 볼 컨트롤로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전부 따돌리고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이른 시간에 1-0 리드를 잡은 아르헨티나는 공세를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8분 뒤인 전반 12분, 아르헨티나의 추가골이 터졌다.
이날 공격 진영에서 활약한 첼시의 미드필더 페르난데스가 직접 전진 드리블 후 오른쪽 측면으로 패스를 내줬고, 다시 올라온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추가 골을 기록하며 2-0을 만들었다. 자신의 공격 본능을 제대로 보여준 페르난데스였다.
하지만 브라질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26분, 황희찬의 울버햄프턴 동료인 쿠냐가 손흥민의 동료인 토트넘 홋스퍼의 센터백 로메로를 강하게 압박해 공을 가로챘고,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점수 차를 2-1로 좁혔다.
전반 37분 아르헨티나의 또 다른 골이 터졌다. 페르난데스가 중원에서 보낸 긴 크로스가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맥 앨리스터에게 전달됐고, 그가 센스있게 오른발을 갖다대며 골키퍼를 넘기는 슛을 시도했다. 이 공이 그대로 문전으로 들어가며 3-1 스코어를 완성했다.
이후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고 전반전은 3-1로 마무리됐다. 아르헨티나가 절정의 경기력을 보인 45분이었다.
후반전에도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브라질은 호드리구, 무릴루, 조엘링톤을 빼고 엔드리키 펠리피, 레오 오르티즈, 주앙 고메스를 투입시키면서 전술 변화를 시도했지만 분위기를 쉽게 가져오지 못했다.
오히려 아르헨티나의 선수 교체가 빛을 봤다. 후반 23분 알마다가 빠지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활약 중인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아들 줄리아노 시메오네가 교체출전했다.
출전 3분만인 후반 26분 시메오네의 쐐기골이 터졌다. 프리킥 상황에서 브라질 수비진의 진형이 흐트러진 틈을 타 데 폴이 빠르게 전진 패스를 넣어줬다. 이 공을 탈리아피코가 왼쪽 측면에서 받았고, 낮고 빠른 크로스를 날렸다. 이 크로스가 브라질 수비진을 그대로 통과하면서 후방에서 침투하던 시메오네에게 향했다.
시메오네가 이 공을 어려운 각도에서 엄청난 오른발 강슛으로 그대로 골문에 넣으면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사실상 경기를 끝내는 득점이었다.
브라질은 쐐기골 실점 이후 고군분투해봤지만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후반 32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하피냐가 엄청난 왼발 슛을 선보였다. 먼거리에서 날린 슛이 날카롭게 골문을 향했으나 아쉽게 골대를 맞고 나갔다.
결국 골을 넣지 못하며 경기는 아르헨티나의 4-1 승리로 마무리됐다.
한편, 같은 날 콜롬비아와 파라과이는 난타전 끝에 2-2로 비겼다. 콜롬비아에선 리버풀 공격수 루이스 디아스, 알 나스르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한솥밥을 먹는 혼 두란이 한 골씩 넣었다. 파라과이에선 브라질 구단 아틀레티쿠 미네이루 소속의 베테랑 후니오르 알론소와 프리미어리그 입스위치 공격수 훌리오 엔시소가 한 골씩 집어넣었다.
파라과이는 승점 21(5위), 콜롬비아는 승점 20(6위)로 두 팀 모두 해당 순위를 유지하면 내년 월드컵에 출전한다.
칠레와 에콰도르는 0-0으로 비겼다. 에콰도르는 승점 23으로 2위를 유지했다. 베네수엘라는 페루를 1-0으로 이기고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는 7위를 볼리비아에 빼앗았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