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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16명, 산불영향구역 집계도 어렵다”…당국도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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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 발생한 불이 건조한 날씨 속에 강풍을 타고 전방위로 확산돼 안동에 이어 청송까지 번지고 있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간밤에 강풍을 타고 인근 영덕·영양·청송 등을 순식간에 삼키면서 경북 지역에만 사망자 16명이 발생하고, 산불을 진화하던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

26일 오전 9시 30분 경북 의성군 산불 현장지휘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김종근 산림청 대변인은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전날 순간 최대 초속 27m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청송·영양·영덕 등 인근 지역까지 영향을 줬다”며 “안전을 위해 전날 오후부터 진화 대원들과 헬기를 모두 철수시키고 경찰·소방 등은 주민 대피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산림청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의성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안동 2명, 청송 3명, 영양 5명, 영덕 6명 등 모두 16명으로 집계됐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60~70대 고령층으로 전날 대피하던 과정 중에 불길에 휩싸였거나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재난 비상 ‘갑호’ 발령으로 가용 가능한 인력이 총동원돼 주민 대피에 집중했다”며 “경찰과 소방, 각 시·군에서 출동했지만, 불길 때문에 접근이 아예 불가한 곳도 있을 정도로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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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경북 안동 시내가 산불로 인한 연기와 안개로 희뿌옇다.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전날 밤 산불이 분 단위로 거세게 타올라 시커먼 연기에 시야 확보도 어려웠다고 한다. 안동·청송 등 지역은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집집마다 들러 주민을 구조했다. 일부 주민은 “집을 지켜야 한다”며 물을 집에 뿌리고 대피를 거부해 경찰이 끌고 나오는 소동도 빚어졌다. “빨리 나오셔야 한다, 대피로가 불길에 휩싸이고 있어 이제 더는 지체하면 안 된다”는 이장·공무원의 외침에 주민은 울먹이며 가방 하나만 들고 대피하기도 했다. 또 이날 낮 12시 51분쯤 의성군 안평면 교안리 인근에서 진화 작업을 하던 헬기가 추락해 70대 조종사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의성 산불 관련 사망자는 17명으로 늘었다.

이날 오전 기준 경북 북동부 5개 시·군에서 대피 주민 수는 2만3491명으로 집계됐다. 청송군이 1만391명으로 가장 많고 안동 6937명, 의성 2975명, 영덕 2208명, 영양 980명 순이다. 건축물은 257개소(주택 150, 공장 1, 창고 43, 기타 63)가 불에 탔다.

순식간에 불이 경북 북부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산림당국 산불영향구역 집계에도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전날 강풍으로 열화상 드론도 띄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정부 합동 긴급회의를 통해 해양경찰청의 고정익 항공기를 활용해 정찰했는데 면적이 광범위하다 보니 산불이 어디까지 확산했는지 자료 분석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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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당국은 이날 일출과 함께 진화 작업을 개시했다. 다만 경북 전 지역은 건조 특보가 발효됐고 오후부터는 순간풍속 초속 20m 안팎의 강풍도 예보돼 있어 추가 산불 확산 위험도 큰 상황이다. 산림당국은 이날 화선(火線)과 바람 방향을 고려해 장비와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산불 진화 헬기는 산림청 20대, 각 자치단체 31대, 소방 9대, 군 26대, 경찰 1대 총 87대를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김 대변인은 “현재로써는 숲에 불을 끄는 것보다는 주요 시설을 지키고 주민, 진화대원, 헬기 조종사 등 모든 분의 안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날인 27일 경북 지역에는 5㎜ 이하 소량의 비가 내릴 예정이다. 다만 강수량이 적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산림당국 설명이다.

안동·의성=김정석·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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