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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핍박에 美과학자들 유럽행…대학들 "과학적 망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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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프랑스 교육기관, 미 과학자 위한 프로그램 공고
벨기에 VUB대학 "트럼프가 우릴 지옥이라고 한 앙갚음"
뉴스1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VUB) 전경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입맛에 맞지 않는 부처나 연구의 직원 및 지원금을 감축하면서 과학자들이 유럽으로 몰리고 있다. 유럽 대학들은 이들을 환영하면서 기꺼이 이들을 유치할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VUB)은 '검열'과 '정치적 간섭' 등이 없다며 학문의 자유를 약속하는 구인 광고를 냈다. 박사후과정 12개를 신규로 개설하면서 대학 구인 광고로는 이례적인 문구를 담은 이유는 미국 연구자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얀 당카르트 VUB 총장은 "미국 동료들을 돕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대학의 연구자들은 정치적, 이념적 간섭의 가장 큰 희생자"라면서 "그들은 이념적 이유로 수백만 달러의 연구 자금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1월 말 집권한 이후, 미국의 연구자들은 다각적인 공격에 직면했다. 정부 지출을 삭감한다며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미국 최고의 기후 연구기관인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포함됐다.

네덜란드 에포 브라윈스 교육문화과학부 장관은 지난 20일 연구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기금을 신속하게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밝혔다. 이 기금은 모든 국적의 사람들에게 개방되지만 그는 "지정학적 기후가 변화하고 있어 과학자들의 국제적 이동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염두에 둔 것임을 시사했다.

VUB뿐만 아니다. 프랑스 파리의 명문 파스퇴르연구소 소장인 야스민 벨카이드는 전염병이나 질병의 기원과 같은 분야에서 일할 사람들을 대서양 건너에서 모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미국에서 귀국하려는 프랑스 또는 다른 유럽국, 심지어는 미국인들의 요청을 받는다"며 "이들은 더 이상 연구를 할 수 없거나 또는 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필립 밥티스트 고등교육·연구 장관은 최근 연구기관에 미국에서 인재를 유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한 제안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서한에서 그는 "많은 유명 연구자가 미국에서의 미래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면서 "당연히 우리는 그들을 환영한다"고 썼다.

프랑스는 미국 과학자들에게 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과학적 망명처'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대학은 3년 동안 미국에서 온 20명 이상의 연구자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과학을 위한 안전한 장소'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대학 에릭 베르통 총장은 "우리는 매우 분개했다. 미국의 동료들이 재앙을 겪고 있다고 느꼈다"며 "우리는 연구자를 유치하려는 것이 아니라 연구가 방해받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과학적 망명처를 제공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르통 총장은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2주 만에 약 100건의 지원서가 접수됐다면서 예일, 나사, 스탠퍼드의 연구원들이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많은 지원서가 기후, 건강 또는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원들로부터 왔다고 했다.

한편 VUB측은 박사후 연구원 공고가 트럼프에 대한 해묵은 감정을 되갚는 또 다른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2016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뤼셀에서의 삶을 "지옥에서 사는 것"과 유사하다고 모욕적으로 표현했다. 이민자들이 브뤼셀에 동화되지 못해 도시가 지옥이 됐다고 억지 주장을 편 것이다.

대학 측은 "당시 이 성명은 유럽에서 많은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이것(트럼프의 말과 이에 대한 유럽의 감정 의미)은 VUB 프로그램을 하는 또 다른 상징적 이유"라고 밝혔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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