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경 [현대제철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최근 포항공장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했던 현대제철이 이번엔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만 50세(75년생) 이상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일반직과 연구직, 기술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프로세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날부터 내달 18일까지 전사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희망퇴직을 진행할 경우에는 정년까지 잔여연봉의 50%(최대 3년치)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학자금은 자녀 1명당 1000만원씩 최대 3명분을 지급한다.
성과급과 일시금은 퇴직시점 최종 제시(안)에 따라 결정한다.
한편 현대제철은 중국발 저가 철강 공세와 트럼프 행정부의 25% 관세, 노조 파업 등 잇따른 대내외 경영 변수로 생존의 기로에서 전사적인 경영쇄신을 진행중이다.
현대제철은 이에 “전 임원들의 급여를 20% 삭감하기로 결정했으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경영 환경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이는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제철 노사 양측은 2024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강대강’ 대치를 벌이고 있다. 사측이 앞서 성과급 0원 등의 초안에서 개선된 1인당 약 2650만원대(기본급 450%+1000만원)의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측은 “현대차 수준의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완강하게 맞서고 있다.
사측은 지난달 24일 창사(1953년) 이래 처음으로 당진제철소 냉연 공장 핵심 설비 가동을 스스로 중단하는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에 노측은 냉연을 생산하는 전남 순천 공장에서도 부분 파업을 벌이며 맞대응에 나섰다.
강대강 구도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가 나오면서 양측은 물밑 대화를 통해 재협상을 논의했지만, 재협상은 10분 만에 다시 결렬됐다. 노측은 협상에서 ‘기본급 500%+1800만원’ 안 등 상향된 수준의 성과금이 지급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추가 제시안은 없다”고 완강하게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노조 측은 충남 당진제철소 냉연공장에서 다시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제철 측은 “지난 13일 교섭을 재개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향후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고강도 경영쇄신에 나섰다. 최근 포항 2공장 가동을 축소하고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이번조치는 포항 2공장 외 다른 사업장에도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