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장위자이레디언트 공사 현장. 해당 단지는 3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될 에정이다. 김희량 기자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성북구의 장위4구역 재개발 아파트(장위자이레디언트)가 입주 지연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북구청이 ‘기반시설’ 공사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입주 지연을 검토하면서다. 입주 지연이 현실화될 시 약 1만 여명에 달하는 이들이 당장 대출 등 재산권 행사에 차질을 빚을 예정이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북구청은 지난 18일 장위4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입주 지연 검토’에 대한 공문을 발송했다. 구청은 공문을 통해 장위자이레디언트의 기반시설 준공이 미비한 상태로 안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무조건적인 임시사용 허가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위자이레디언트는 성북구 장위동 일대에 지하 3층~지상 최고 31층 31개동 총 2840가구로 지어지는 재개발 아파트다. 조합원 1026세대, 일반분양 1330세대, 임대 484세대로 구성됐다. 앞서 시공사인 GS건설과 공사비 갈등을 1년간 이어간 끝에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지만, 다시 기반시설 공사 문제로 입주 지연 위기에 처한 것이다.
공문 이후 조합과 시공사 측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30일까지 기반시설 공사를 마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장위자이레디언트의 기반시설은 구산건설과 창일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조합 관계자는 “세대수는 총 2840가구지만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봤을 때 1만여명이 넘는 입주자들에게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시공사는 쉬는 날도 없이 휴일 및 야간 작업까지 진행해서라도 기반시설 건설을 마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만 구청은 현재로선 단호한 ‘승인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승인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뿐더러 일단 기반공사가 끝나야 입주자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본래 예정이었던 31일 입주는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일반분양자들 역시 말그대로 초비상이 걸렸다. 무엇보다 준공승인이 없으면 집주인도 등기 이전을 할 수 없어 부동산 거래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입주예정자 A씨는 “28일까진 임시사용 허가가 나야 대출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입주지연)공지가 너무 임박해 손을 쓸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B씨는 “대다수 재건축 아파트들도 기반시설을 마무리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고 들었다”며 “조건부 허용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합 측은 이날도 구청 측과 접촉해 설득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오늘 30일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짓고 구청 측과 (문제를) 풀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