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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고민하는 의대생 늘어...의료계 내부서 "의협 미온적 대응"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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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식 기자]
라포르시안

[라포르시안] 미등록 의대생에 대한 대학 측의 제적 처리가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의대생들은 정부와 대학의 강경한 의지에 복귀 수순을 밟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은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년 이상 학교 밖에서 투쟁해온 만큼 복귀할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의대생들은 자신들이 복귀해야 할 수 있는 명분을 정부가 제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선배 의사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교육계 등에 따르면 연세대는 지난 24일 의대 재적생 881명 중 1학기 등록을 하지 않은 398명(45.2%)에게 제적 예정 통보서를 보냈다. 같은날 고려대 역시 제적 예정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의과대학을 보유한 상당수 대학들이 미등록 의대생의 제적 처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교육부는 미복귀 의대생이 제적을 당하더라도 구제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라포르시안 취재 결과, 대학과 정부의 강경한 대응 방침에 복귀를 결심하거나 고민 중인 의대생이 늘고 있다.

지난 25일 수도권 A의과대학 휴학 의대생 A씨는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오늘 학기 등록할 예정이다"라며 "분위기를 볼 때 휴학한 학생 중 20% 정도는 복귀할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는 "일단 정부의 의지가 너무 강경하다. 지난 1년을 버렸는데 또 다시 1년을 버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진 않고, 학생들의 피해만 더 커질 것 같다"며 "학생 수가 급증하면 수업이 불가능해 증원이 무산될 줄 알았는데 정부가 강행하는 모습을 보니 그 의지가 꺾인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80% 정도의 휴학생들은 복학하지 않을 것 같다"며 "대학은 제적을 무기로 협박하고 있지만, 그 많은 학생들을 실제로 제적시키겠냐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1학기 등록을 결정하면 미복귀를 고수하는 학생들과는 소통이 차단된다는 의견도 있다.

의대 휴학 중 복귀를 결정한 의대생 B씨는 "학교에 복귀하면 휴학생 내부에 대한 소식이 차단된다. 복귀한 학생과 복귀 안 한 학생들이 구분돼 카카오톡 대화방(이하 톡방)도 따로 만든다"며 "내 경우 복귀 결정 후 기존 톡방에서 나왔기 때문에 휴학생들이 현 상황에 대해 어떤 전략을 짜고 있고, 선배들과는 어떻게 소통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지난 1년 동안 나와 있던 것이 아까워서라도 명분없이 학교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며 "정부와 학교가 어느 정도 명분을 제시할 줄 알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의협이나 선배 의사들이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무 것도 얻은 것 없이 제적이 무서워 복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시도의사회장들은 대한의사협회가 의대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C시도의사회장은 "의대생들이 제적을 당하게 생겼다. 의협이 어른으로서 의대생들을 위한 액션을 보여야 한다"며 "욕을 먹든 칭찬을 받든, 책임있는 위치에 있으면 그에 맞는 말과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계가 의대생들의 투쟁에 기대고 있으면서, 위기에 빠진 의대생들을 나 몰라라 하면 안 된다"며 "의협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의협은 의료계 대표인데 의대생들이 결정한 문제라고 방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D시도의사회장은 "현 상황에서 의사협회의 모습이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다. 학생들의 자유 의지에 맡기는 것은 좋지만, 의협이 의대생들을 존중하고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는 메시지는 줘야 한다"며 "하지만 의협은 이 순간까지 아무 말도 않고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제적 통보서를 보냈다고 하는데, 협박하지 말라고 의협 차원의 공식적인 어나운스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협이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해법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D시도의사회장은 "의협 집행부가 조용히 있을 때 회원들이 왜 가만히 있었겠나. 현 사태를 극적으로 반전할 수 있는 카드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 의협 집행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부는 2026년도 의대정원 3058명을 제시하면서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들었다.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2026년도에는 5,000명을 또 뽑겠다는 것"이라며 "차라리 단식하고 삭발이라도 해야 한다. 싸울 능력이 없으면 투쟁위원회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포르시안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의대생들이 학교로 복귀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황규석 회장은 "의대생들은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의대생들이 복귀해서 의료계가 정부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게 없어진다고 해도 그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무기로 쓰는 것은 비겁하다"며 "정부와 협상이나 투쟁은 우리가 할테니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가라고 의협이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이 의대생들의 제적을 막기 위해 정부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대통령 탄핵 결과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의협은 정부와 적극 협상해서 탄핵 결과가 나오기 전 최소 2주 이상은 의대생들의 제적을 유보시켜야 한다"며 "학생들이 제적을 당하게 생겼는데 의협 집행부가 뭐라도 해야 한다. 차라리 우리가 면허를 반납하더라도 아이들의 제적은 절대로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의협은 의대생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학생들의 개별적 의견보다는 전체적인 의견이 중요한 만큼, 일단 학생들의 의견이 모이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며 "의대생들이 도와달라고 해야 의협이 움직일 수 있다. 우리의 예상으로 이렇게 하는 게 의대생들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하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떤 도움을 요청할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의협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의대생 제적이 현실이 된다면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인 의대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앞장서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 관계자는 제적에 대한 대응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제적을 가정하고 있지 않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적을 막기 위해 대학 및 교육부 등 여러 경로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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