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요르단과 경기에서 골기회가 무산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 수원=김용일 기자] 한국 축구가 중동의 복병 요르단을 상대로도 무승부를 기록, 위태로운 조 선두를 유지했다.
3차 예선에서 세 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친 한국은 4승4무(승점 16)를 기록, 선두를 지켰으나 경쟁국과 간격을 벌리지 못했다. 2위 요르단(승점 13)과 승점 격차가 3점이고 한 경기 덜 치른 3위 이라크(승점 12)에도 추격을 허용할 상황이다.
지난 20일 오만과 7차전 홈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1-1 무승부에 그친 한국 선두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요르단전에 ‘손흥민 원톱’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오만전에 최전방을 지킨 스트라이커 자원 주민규는 명단에서 제외됐고, 오세훈과 오현규는 벤치에 앉았다.
‘손톱’ 카드는 FC서울 센터백인 야잔이 이끄는 요르단 스리백을 공략하기 위한 방책이다. 요르단은 수세시 에흐산 하다드, 모하나드 아부 타하가 내려와 파이브백을 이루는 데 중앙보다 측면 수비가 약한 편이다. 또 뒷공간을 커버하는 속도도 떨어진다. 여기에 황희찬이 왼쪽으로 이동했고 중원에 황인범이 복귀해 선발진을 이뤘다.
제대로 적중했다. 전반 2분 만에 손흥민의 뒷공간 침투에 이어 황인범의 첫 슛이 나왔다. 3분 뒤에도 황희찬이 왼쪽 측면 뒷공간을 파고들어 코너킥을 얻어냈는데, 이른 선제골의 디딤돌이 됐다. 손흥민이 차 올린 코너킥을 이재성이 수비 사이를 파고들어 왼발로 차 넣었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1분 뒤 왼쪽 풀백 이태석이 요르단 수비 라인 뒤를 파고든 손흥민에게 정확한 스루 패스를 넣었다. 손흥민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는데 퍼스트 터치가 다소 길었다.
한국은 오른쪽 풀백 설영우를 높은 위치에 두고 지속해서 요르단 측면과 뒷공간을 두드렸다. 지난 오만전에서 오른쪽에서 뛴 황희찬은 왼쪽에서 확연히 거듭난 경기력을 뽐냈다. 전반 14분에도 경쾌한 드리블 돌파로 프리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요르단도 공격 삼각 편대인 마흐무드 알마르디, 야잔 알나이마트, 무사 알타마리를 앞세워 빠른 역습으로 받아쳤다. 전반 30분 한국은 일격을 당했다. 중원에서 박용우가 공을 빼앗겼다. 니자르 알라시단이 빠르게 전진했다. 알마르디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공을 잡은 뒤 한국 수비 견제에도 절묘하게 오른발로 돌려 차 동점골로 연결했다. 수원벌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양 팀은 더욱더 강하게 충돌했다 전반 36분 이재성이 공을 따내는 과정에서 알라시단이 거친 태클로 받아쳤다. 한국은 전반 37분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왼발 슛이 가로막혔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도 황인범의 오른발 슛이 골문 위로 떴다.
위기를 넘긴 요르단은 전반 40분 알마르디가 다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위협했다. 조현우가 잡아냈다.
전반을 한 골씩 주고받으며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이동경을 빼고 양민혁을 투입했다.
양민혁은 투입되자마자 오른쪽에서 빠른 돌파로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요르단은 후반 8분 알나이마트가 또 한 번 위협적인 오른발 슛으로 한국을 위협했다.
양 팀은 치열하게 공방전을 벌였다. 한국은 후반 22분 전반보다 기동력이 떨어진 왼쪽의 황희찬을 빼고 양현준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기대만큼 유의미한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다가 후반 27분 설영우가 오른쪽에서 요르단 수비를 벗겨낸 뒤 크로스, 이재성이 골문 앞에서 감각적으로 머리를 갖다댔는데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홍 감독은 후반 34분 황인범을 빼고 장신 스트라이커 오세훈을 투입했다. 타깃형을 내세우면서 최후의 승부수를 띄웠다. 이재성이 3선으로 내려왔다.
3분 뒤 기회를 맞이했다. 설영우가 다시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시도했다. 상대 수비가 오세훈을 견제할 때 양현준이 공간을 파고들며 헤더 슛했다. 골키퍼에게 걸렸다. 이 과정에서 주심은 양현준을 가로막은 야잔의 핸드볼 반칙 여부를 두고 비디오판독(VAR)에 나섰다. 그러나 정상적인 플레이로 여겼다.
결국 한국은 막판까지 요르단 수비망을 뚫고자 애썼으나 후반 추가 시간 5분까지 더는 득점하지 못했다. 오만전에 이어 안방에서 또 다시 쓸쓸하게 승점 1을 얻는 데 그쳤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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