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지역 곳곳 마을에 주민 대피령
전국에 산불 위기 경보 '심각' 단계
한덕수 총리 "산불 조기 진화 최선"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시까지 확산하고 있는 25일 오후 경북 안동시 일직면 일대의 야산 곳곳에서 잔불들이 번지고 있다. /안동=장윤석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지역으로 무섭게 번지고 있다. 소방당국과 지자체는 야간 진화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건조한 날씨 속에 바람마저 강하게 불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 산불 피해가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주민 대피령도 내려졌다.
산림청은 25일 오후 4시 전국에 산불 위기 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단계 가운데 최고 수위다. 전국적으로 산불이 추가로 발생해 산불재난 위기에 총력 대응하기 위해 국가위기경보를 상향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산불과 언양읍 산불은 각각 98%, 97%의 진화됐다. 이날 오후 7시 15분께 발생한 경북 봉화군 물야면 일대 산불은 0%의 진화율을 보인다. 소방당국과 지자체가 나서 진화 작업에 나섰지만 초속 2~3m의 강한 바람을 탄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불길이 워낙 빠르게 확산하는 데다 진화 작업도 여의치 않으면서 동부내륙지역을 중심으로 대피명령이 내려지고 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경북 영양군 석보면 지경리, 원리리(오후 8시 15분) △경남 하동군 옥종면(오후 8시 10분) △경북 안동시 국립경국대학교(오후 8시 52분)와 안동대학교 주변(오후 7시 38분) 등에 대피명령이 발령됐다. 경북 총성군에는 오후 5시 44분 모든 군민에게 대피령이 떨어졌다.
의성 산불이 발생한지 4일째를 맞은 25일 오후 경북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일대에 불이 확산되고 있다. /안동=박헌우 기자 |
이밖에 △경북 영양군 영양읍 전곡리, 현리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 △경북 울주군 온양읍 신기, 외광, 내광, 중광, 외고산, 중고산, 내고산, 양달, 귀지, 상대마을 주민과 방문객들도 안전한 곳으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
정부는 산불 확산에 촉각을 세우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할 계획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진 지역의 경우 주민들이 신속히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강 지방자치단체는 전 행정력을 동원해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산림청은 지자체, 소방청, 국방부 등과 협조해 활용가능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고 산불 조기 진화에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국가유산청도 오후 5시 30분 전국의 국가유산 재난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심각 단계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 의성군에 있는 '천년 사찰' 고운사는 완전히 소실됐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경북 안동시 길안면에 위치한 만휴정도 화재 피해를 비껴가지 못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안동하회마을과 병산서원도 피해가 우려된다.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시 길안면과 풍천면으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림당국 한 관계자는 "풍천면 어담리와 금계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과의 직선거리가 10km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진화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산 능선을 따라 번지는 불길의 범위가 워낙 넓고 강풍까지 불고 있어서다. 산림·소방당국과 지자체가 가용 인력과 장비를 모두 투입해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고 있지만 대형 산불을 완전히 진압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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