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가 진행됐던 2023년 2월8일 당시 방문객들로 북적였던 예산시장(왼쪽 사진)이 2년여 뒤인 지난 3월20일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충남 예산상설시장의 2023~2024년 누적 방문객 수는 774만명이다. |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으로 회귀하진 않는지 불안감이 큽니다.”
지난 20일 충남 예산상설시장 인근에서 만난 이상식 예산시장상인회 사무국장이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날 점심시간대 찾은 예산시장은 오일장이 열린 날이었음에도 비교적 한산했다. 시장에서 음식을 주문한 뒤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인 장터광장 내 100여개의 테이블은 절반가량밖에 차지 않았다.
예산시장은 예산군과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협력해 2023년 1월 개장했다. 방송을 타면서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방문객들로 북적거려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경기 수원에서 시장을 찾은 50대 부부는 “지난해에도 평일에 시장을 찾았었는데, 10~20분가량 줄을 서 음식을 받았고 장터광장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도 몇분가량 대기를 했어야 했다”면서도 “기다려야 하는 점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방문객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예산시장 상인들은 최근 부쩍 줄어든 방문객 수가 백 대표를 둘러싼 논란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예산시장이야말로 백 대표를 상징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의 ‘빽햄 논란’을 시작으로 농지법 위반 의혹, 된장 등 성분의 원산지 표기 위반 의혹 등으로 수차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예산군 집계를 보면 빽햄 논란 직후인 지난 1월19일부터 이달 23일까지 66만명이 예산시장을 방문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6만명의 방문객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0만명(23%)이나 줄었다.
장터광장 인근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60대 조모씨는 “3월이 방문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시기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평소와 비교하면 줄었다”며 “백 대표가 너무 욕심을 부려 예산시장으로까지 불똥이 튄 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상인 이모씨(50대)는 “백 대표 문제로 방문객이 줄고 있는데, 이후에도 시장에 큰 피해가 가진 않을지 걱정된다”며 “특히나 큰돈을 투자해 입점한 상인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백 대표를 지지하는 상인들도 많다. 시장 입구 앞에서 채소를 팔던 A씨는 “평일 방문객은 확실히 줄었지만 주말에는 아직까지 많이들 찾고 있다”며 “작은 잘못을 너무 부풀려 뭐라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옆에 서 있던 상인도 “불과 3년 전 시장 방문객이 하루 평균 100명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백 대표의 성과는 대단하다”고 거들었다.
이 국장은 “3월 말과 4월 초 주말을 기점으로 보고 있다”며 “이 기간에도 방문객의 발길이 뜸해진다면 예산시장이 상당히 어려운 현실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예산군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속 더본코리아(백 대표)와 협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예산군 관계자는 “최근 방문객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노후화된 옥상을 리모델링하는 등 쾌적한 시설 조성 및 이용편의 증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 방문객들을 끌어모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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