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학생들이 24일(현지시간) 학교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요구에 맞춰 학칙을 개정한 데 대해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추방될 위기에 놓인 한국인 학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뉴욕 컬럼비아대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 정모씨(21)는 영주권자인 자신을 추방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가 부당하다며 이날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 장관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정씨는 소장에서 “비시민권자의 정치적 견해 표현이 현 정부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민당국의 구금·추방 위협이 처벌 수단으로 쓰여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정씨는 일곱 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영주권자 신분으로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 중이다.
NYT는 정씨가 다른 학생들과 함께 ‘집단학살 공모 혐의로 수배’라는 문구가 적힌 대학교 이사진의 사진 전단을 게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성명을 작성하거나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NYT는 전했다.
정씨는 지난 5일 반전시위 참가자에게 징계를 내리는 것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해 다른 시위대와 함께 뉴욕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풀려났지만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소환장을 받았다.
정씨는 ICE에도 체포될 뻔했다. ICE 요원들은 지난 8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9일 정씨의 부모 자택을 방문했다. 미 당국은 지난 10일 정씨의 변호인에게 정씨의 체류 신분이 취소됐다고 통보했다. 이어 13일에는 정씨를 찾기 위해 컬럼비아대 기숙사를 수색하기도 했다.
24일 현재 정씨는 미 당국에 체포되지 않은 상태라고 NYT는 전했다.
미 당국은 반전시위에 참여하거나 시위대를 지지하는 대학생과 학자를 잇달아 체포하고, 외국인일 경우 이민자 수용시설에 가두고 있다. ICE는 지난 8일 컬럼비아대 반전시위에서 대학당국과의 협상 및 언론 대응을 맡았던 팔레스타인 출신 마흐무드 칼릴을 이민당국 시설에 구금했다. 맨해튼 연방지법은 칼릴을 추방하려는 당국의 절차를 중단시켰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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