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당시 파격적인 다년 계약 조건까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 평균 금액을 조금 깎는 대신, 2년 계약을 보장하면서 뷰캐넌의 마음을 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뷰캐넌은 금액에 만족하지 못했고, 결국 협상이 결렬되며 삼성은 새 외국인 투수 대니 레예스를 영입하고 협상장을 떠났다. 이미 코너 시볼드 영입이 확정된 상황에서 레예스의 영입은 뷰캐넌과 결별을 의미했다.
그런데 이후 뷰캐넌의 스텝도 꼬였다. 관심을 보였던 구단이 다른 선수로 선회하면서 말 그대로 ‘낙동강 오리알’이 된 것이다. 해당 구단 외에 뷰캐넌에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제안하는 팀은 없었다. 만 35세의 나이가 부담이었다. 고심 끝에 필라델피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하필이면 필라델피아의 선발진이 시즌 초반 다 잘 나가면서 뷰캐넌의 자리가 없었다. 그렇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텍사스 담당 기자인 케네디 랜드리는 크리스 영 텍사스 단장의 말을 인용, 스프링트레이닝을 마지막까지 같이 했으나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한 총 8명의 선수를 보도했다. 이 명단에 아쉽게도 뷰캐넌도 끼어 있었다. 뷰캐넌은 구단 산하 트리플A팀에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뷰캐넌은 스프링트레이닝 시작부터 발목 부상으로 고전하더니, 복귀 후 시범경기 성적도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시범경기 4경기(선발 1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5.06에 그쳤다. 여기에 텍사스 로테이션도 건강하게 돌아온 제이콥 디그롬을 비롯, 네이선 이볼디, 타일러 말리, 쿠마 로커, 잭 라이터, 코디 브래드포드, 패트릭 코빈 등 양 자체는 적지 않은 편이다. 4~5선발이 불안해 뷰캐넌에게 기회가 올 수도 있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뷰캐넌은 올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총액 137만5000달러(약 20억 원)에 계약했다. 다만 이 금액은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풀시즌을 뛴다는 가정이고, 마이너리그에 갈 경우 이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 주어지는 스플릿 계약이다.
가뜩이나 사치세 기준까지 약 500만 달러밖에 여유가 없는 텍사스다. 이 때문에 연봉 235만 달러 수준인 데인 더닝까지 웨이버 공시를 했다. 한푼이라도 아껴볼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뷰캐넌을 메이저리그에 올리면 또 추가 지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즌 중 콜업도 굉장히 불투명한 상태다.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이나 롱릴리프 자원에 결원이 생기면 뷰캐넌보다 더 싼 가격에 활용할 수 있는 젊은 투수들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야속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만약 삼성에 남아 2년 다년 계약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삼성의 제안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뷰캐넌은 2년간 최소 250만 달러(약 36억 원)에서 300만 달러(약 44억 원) 사이의 금액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삼성을 떠나면서 최소 30억 원 이상은 손해를 본 셈이다. 물론 아이들의 교육 문제 등 미국으로 돌아가 얻을 수 있는 효과도 많지만, 가족들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여건도 가능했다. 쉽지 않은 시기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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