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공동취재) 2025.3.1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영원한 1등, 세계 최고'
(서울=뉴스1) 최동현 박주평 기자 = 삼성TV '19년 연속 세계 1위' 신화의 주역인 한종희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이 25일 별세했다. 개인 메신저에서도 '세계 최고'를 외치며 그룹의 대대적 쇄신을 지휘했던 고인의 황망한 유고 소식에 침통한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첫날부터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등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과 인연이 깊은 삼성맨들은 일찌감치 빈소로 달려왔다. 임성택 한국총괄 부사장은 조문객을 받기 전인 오전 11시58분쯤 발걸음했고, 김용관 사장은 3시간가량 빈소에 머물며 유족을 위로했다. 그는 한 부회장에 대해 "내가 의료기기사업부장일 때 보스(Boss)였다"며 "자꾸 말 시키면 눈물이 난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2025.3.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고인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고동진 의원도 이날 빈소를 찾아 "믿기지 않고 할 말이 없다. 지난주에도 식사했었다"며 황망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까지 DS부문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경계현 고문은 "무슨 말씀을 드리겠나"라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쟁사인 LG전자(066570)의 조주완 사장도 이날 오후 5시40분쯤 빈소를 찾았다. 조 사장은 고인에 대해 "전자 산업에 오랫동안 기여를 해주신 분이고, 참 훌륭하신 분"이라며 "너무 일찍 가셨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최치훈 전 삼성물산 부회장은 "한종희 부회장은 나에게 참 따뜻했던 사람이다. 나는 사실 외국에서 온 사람이지 않나"라며 "(한 부회장 덕분에) 내가 삼성전자에서 잘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절절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2025.3.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재계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이날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별세했다. 향년 63세. 그는 최근 정기주총 준비에 이어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 2025' 방문, 26일 신제품 공개 행사 기조연설 준비 등 강행군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회장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37년간 TV 연구개발에만 전념한 '정통 엔지니어'다. 삼성전자 TV사업을 이끌며 19년 연속 세계 1위를 수성했다. 신입사원에서 대표이사 부회장까지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삼성 TV가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을 이겼던 일은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회자된다. 삼성 TV 히트작 중에서 한 부회장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 없다. 한 부회장의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에는 지금도 '영원한 1등, 세계 최고'라고 적혀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고문이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2025.3.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으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부문장 및 DA(가전) 사업부장으로 최선을 다해오셨다"고 애도했다. 현재 삼성전자 사내망에는 온라인 추모관이 마련됐다.
현재 중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현지 일정으로 직접 조문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에 따르면 이 회장은 조문을 못 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유가족들에게 멀리서나마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전했다고 한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녀1남이 있다. 발인은 오는 27일, 장지는 시안가족추모공원이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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