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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산불에 '정쟁 중단하자'더니…"민주당 집단광기"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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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산불재난 사태를 두고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며 정쟁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집단 광기", "내란선동" 등 비난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권 원내대표는 '헌재를 때려부수자'는 등의 선동성 극언이 쏟아진 바 있는 자당 친윤계 의원들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침묵해왔다.

권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경북 의성·경남 산천 등지 산불 피해를 언급하며 "우리 정치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이제는 정말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며 "오직 경제와 민생에 집중해야 될 때"라고 밝혔다.

여야 간의 정쟁을 중단하자는 취지의 발언인데,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도 당의 '윤석열 지키기' 및 '이재명 때리기' 기조는 이어갔다.

권 원내대표는 최근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광화문에 천막당사를 설치하는 등 장외투쟁에 나선 민주당을 겨냥 "여의도에선 위헌적·위법적 탄핵을 남발하더니 광화문에선 불법점거를 시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한덕수 국무총리 및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에 대한 야당의 연쇄탄핵에 대해서도 "의회 쿠데타"라며 "그야말로 집단광기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했다. '계엄보다 탄핵이 문제'라는 기존의 대통령 옹호 기조를 그대로 내비친 것.

권 원내대표는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 "(민주당의 장외투쟁 이유는) 26일 이 대표 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판결 때문"이라며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고 내부의 비명세력을 억누르기 위해 선제적으로 극단적 장외투쟁에 돌입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민주당과 정치적 동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전농과 민노총도 장외투쟁에 합류했다"며 "24일 민주당의 천막당사 현판식이 있었고, 25일엔 전농 트렉터 시위가, 27일엔 민노총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모두 26일 이재명의 항소심을 전후해 계획된 것"이라고 '이재명·시민사회 결탁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과 4범의 12개 범죄 혐의자 이 대표에 대한 방탄 때문에 거대야당 전체가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동업자들은 트렉터로 도로를 점거하고, 총파업마저 불사한다"며 "사실상 (이 대표가) 내란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선거법 위반 재판 항소심 판결 승복'에 대한 이 대표의 대국민 약속과 △민주당의 장외투쟁 즉각 중단을 촉구하며 "이것이 바로 내전종식의 첫걸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 소속 다수 의원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벌이는 데 대해선 별도의 발언을 남기지 않았다.

앞서 국민의힘 내에선 윤상현·나경원 등 강성 친윤 의원들을 중심으로 헌재에 '탄핵 각하'를 압박하는 릴레이 시위에 나섰고, 60여 명의 현역 의원들이 여기에 참여 의사를 밝혀 계엄옹호·탄핵반대 입장의 강성지지층에 지나치게 소구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들은 시위 과정에서 야당 측 1인 시위자들과 '장외 대치'를 벌이기도 했다.

전날엔 이들 사이에서 '국민의힘도 천막당사를 설치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주당 측 천막당사 설치에 "공당이 시민 공용 장소에 불법 점유 시설물을 설치한다는 것"이라며 "변상금 부과, 강제 철거 등 관용 없는 행정력을 집행하라"고 강제철거를 지시한 바 있어, 국민의힘 천막당사에 대한 지도부와 오 시장의 입장에 관심이 모였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질의응답에서 이 같은 '국민의힘 장외투쟁'에 대한 입장을 묻자 "우리 당 의원들은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허용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 천막당사와는) 분명히 차별화된 것"이라고 설명, 당내 천막당사 설치 의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 친윤계 의원들은 지난달 '동대구역 보수집회'를 기점으로 극우성향 강성지지층의 탄핵반대 집회에 지속적으로 참여, 특히 일부 의원들은 연단에 올라 법치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식의 극언을 남겨 논란에 휩싸여 왔다.

지난 1일 3.1절 집회에선 서천호 의원이 "공수처, 선관위, 헌법재판소는 불법과 파행을 자행해왔다. 모두 때려 부숴야 한다. 쳐부수자"는 등 1.19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격려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해당 집회에선 이외에도 "간첩 내통세력(강승규)", "이번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 있다(장동혁)"는 등의 국회의원발 극언이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자당 의원들의 이 같은 선동성 발언에 대해선 옹호일변도로 대해왔던 만큼 (☞ 관련기사 : 국민의힘, '헌재 때려부수자' 발언까지 옹호?…극우 눈치보나), 정쟁중단을 촉구하며 민주당에 그 책임을 제기한 이날 권 원내대표의 발언에도 야권 및 시민사회의 비판이 예상된다.

프레시안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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