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악 듣고 DJ의 농담에 피식 웃으면 족해"
매일 월~일요일 저녁 6~8시 방송
가수 배철수가 25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MBC 2층 M라운지에서 진행된 '배철수의 음악캠프' 3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 |
[더팩트 | 김명주 기자] 대한민국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35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새 앨범을 발매한 배철수와 제작진은 프로그램이 오래 지속될 수 있었던 비결을 밝히며 좋은 음악과 청취자들을 위해 앞으로도 달려 나갈 것을 자신했다.
MBC 라디오 프로그램 '배철수의 음악캠프' 35주년 기자간담회가 25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MBC 2층 M라운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남태정 PD와 가수 배철수가 참석해 프로그램과 배철수의 새 앨범 'Fly Again(플라이 어게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배철수는 "이렇게 오랫동안 방송하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오래한 것은 맞지만 너무 오래 했는지는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언제까지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청취자분들께서 저를 쓸모 있다고 판단하면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하루하루 해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남태정 PD는 "1990년도에 고등학생이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청취자로서 팬이었는데 선배님과 방송하면서 음악적 지식을 많이 배우고 인생의 가르침을 얻고 있다"고 배철수와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소회를 전했다.
프로그램은 방송 35주년을 맞아 스페셜 DJ를 초대한다. 남태정 PD는 "프로그램 생일인 지난 19일쯤 청취자들에게 라디오와 LP를 선물로 드렸다. 그리고 선배님께서 휴가를 가시는데 그 자리를 메꾸기 위해 반가운 손님들이 와서 도와주신다"고 깜짝 소식을 들려줬다.
이어 "가수 옥상달빛 윤도현과 작곡 이루마 유희열이 2주 정도 자리를 채울 예정"이라며 "하반기에는 해외에 가서 '롤라팔루자 시카고' 현지 생방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수 배철수(왼쪽)과 남태정 PD가 25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MBC 2층 M라운지에서 열린 '배철수의 음악캠프' 35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남태정 PD는 "배철수 선배님께서 최근 트렌드를 경험하고 그것을 방송에 반영하려고 노력하신다"고 밝혔다. /MBC |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35년 동안 이어 온 장수 프로그램으로 청취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주 청취자는 3040세대란다.
배철수는 "1990년대 때 주 청취자들의 나이는 3040대였다. 그로부터 이제 35년이 지났으니 그분들은 6070대가 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주 청취층은 6070대이냐. 그것은 아니다. 나이를 드신 분들이 잘 안 듣는다. 지금도 대체로 주 청취층은 3040대다. 왜 그런지는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옆에서 듣던 남태정 PD는 젊은층에 꾸준한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을 전했다. 그는 "선배님께서 매년 여름에 인기 있는 아티스트가 누구인지 파악하기 위해 일본의 페스티벌에 가신다. 최근 트렌드를 경험하고 그것을 방송에 반영하고 따라가려고 노력하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대중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이다. 동양권에서 팝 음악 전문 방송을 꾸준히 제작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 선배님이 해내고 계신다. 본인 관리를 잘하시고 거짓말 안 하시는 등의 부분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돌이켰다.
이에 배철수는 방송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밝혔다. 그는 "눈 뜨고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하루 중 스튜디오 방송하는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진짜 그렇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서 물리적으로 체력이 떨어진다. 하루 종일 빌빌거린다. 그런데 6시 방송할 때만 되면 텐션이 갑자기 확 올라간다. 그렇게 2시간을 쭉하고 8시에 끝나면 다시 피곤해진다"며 "정말 소중한 시간이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간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늘 감사하다"고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가수 배철수는 '배철수의 음악캠프' 35주년을 기념해 지난 4일 새 앨범 'Fly Again(플라이 어게인)'을 공개했다. /MBC |
이날 간담회에서는 배철수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35주년을 맞아 지난 4일 발매한 새 앨범 'Fly Again'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타이틀곡 이어도를 비롯해 11곡이 실린 앨범은 밴드 송골매의 기존 명곡들을 재녹음했다.
배철수는 "학교에서 취미로 하다가 갑자기 직업적으로 송골매 활동을 했다. 70년대에 어떻게 녹음하는지도 몰랐고 녹음실 사용료도 비싸고 그래서 그때 녹음한 음악들이 NG라고 생각했다. 죽기 전에 정리를 하고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발매 이유를 전했다.
이어 "앨범 이름이 'Fly Again'이지만 다시 한번 정상을 날겠다는 생각은 없다.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의미로 낸 앨범이다. 이것으로 활동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배철수는 프로그램을 통해 추구하는 가치를 전하면서 자리를 마무리했다. 그는 "모든 시대에, 어떤 시대에나 좋은 곡은 있다. 우리의 문화유산인 좋은 음악을 소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을 가지고 계속 음악을 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삶이 얼마나 힘드냐. 하루 종일 직장에서 사업장에서 힘드셨을 텐데 퇴근길에 좋은 음악 듣고 DJ가 던지는 껄렁한 조크, 실없는 농담에 피식하고 한번 웃으면 그걸로 족하다. 제작진은 좀 더 청취율 높게 나오길 바라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 이유로 충분하다. 하루하루 계속 열심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매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MBC FM4U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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