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팩트체크] 탄핵 반대 집회에 가짜 경찰이 침투했다?

0
댓글0


JTBC

SNS상과 유튜브에 도는 장발 경찰 〈출처 : 디시인사이드 등〉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이른바 '가짜 경찰' 주장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퍼지고 있습니다.

현장에 투입된 경찰들의 용모 등을 지적하며 경찰을 사칭한 민간인이라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더 보태 중국 공안이 한국 경찰로 위장했다는 소문까지 만들어 퍼나르고 있습니다.

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엔 '가짜 경찰 해명' '중국 경찰 퇴출' 등이란 제목의 글이 일주일 사이 1000여 건 가까이 올라왔습니다.

JTBC가 '가짜 경찰' 주장을 팩트체크했습니다.

① 장발·염색한 경찰은 가짜 경찰이다?



JTBC

경찰청 자유게시판 〈출처 : 경찰청 홈페이지〉




“긴머리로 치렁치렁 모자만 눌러슨 여경과 그냥 염색도 아닌 노랑색 탈색머리인 여경, 어깨까지 긴 머리를 하고 있는 남경, 경찰의복이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마치 어린아이가 아버지의 옷을 입은거같은 모습의 경찰이 보이는데요” (경찰청 자유게시판 3월24일 이** 작성 게시글 중 원문 발췌)



경찰청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일부입니다.

상당수 글이 외모를 지적하며 가짜 경찰이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극우 유튜버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비슷한 주장을 빠르게 퍼나르고 있습니다.

해당 경찰의 얼굴을 찍은 사진과 막말도 서슴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경찰 복무규정상 장발이거나 염색을 한 경찰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JTBC가 경찰청 등에 확인해보니, 전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JTBC

경찰공무원 복무규정 제5조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경찰공무원의 복무에 관한 사항을 규정해 둔 '경찰공무원 복무규정' 제5조(용모·복장)에는 '경찰공무원은 용모와 복장을 단정히 하여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고만 나와 있습니다.

'경찰복제(服制)에 관한 규칙'도 같습니다.(제2조 착용수칙)

머리의 길이나 색상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다. 원칙적으로 염색을 하거나 길러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가짜 경찰이란 주장을 만들고, 퍼나르는 이들은 구체적인 머리 길이와 색상 기준이 담긴 여러 버전의 '규정'들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팩트체크팀이 해당 규정을 확인해보니 '가짜 규정'이었습니다.

현재 집회현장에 투입된 경찰은 모두 순경 이상의 현직 경찰 공무원들입니다.

경찰공무원 복무규정을 따르면 되고, 업무 특성상 정복 또는 사복 착용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공유되는 글 중엔 남자의 경우 '뒷머리가 옷깃에 닿지 않아야 한다' '검은색 외의 염색을 허락되지 않는다' 등으로 제한을 둔 규정이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경찰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에 적용되는 용모 규정이었습니다.

경찰의 머리는 '상고머리가 원칙'이라며 구체적인 길이까지 적어놓은 글도 있습니다. 이건 나무위키의 '의무경찰'에서 찾아 올린 내용이었습니다.

의무경찰은 군 복무를 대신해 선발된 병역의무자들입니다.

하지만 이 원칙, 2023년에 의무경찰제가 폐지되며 함께 사라졌습니다.

또 다른 주장도 살펴봤습니다.

JTBC

SNS상에 떠도는 대한민국 경찰 두발 규정 〈출처 :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 갤러리 등〉




'대한민국 경찰 두발 규정 주요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 내용 중 길이·염색·수염 기준입니다.

최초 게시 글까지 추적해 확인해보니, 작성자가 특정 인공지능(AI) 프로그램에 '경찰 두발 규정'을 물어본 결과였습니다.

② 키 작으면 가짜 경찰이다?



JTBC

SNS에 도는 집회 여경 사진 〈출처 :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 갤러리〉




여경의 키가 너무 작다며 '가짜 경찰'이라는 주장도 유튜브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습니다.

극우 유튜버들은 해당 여경의 사진과 영상을 무차별적으로 퍼날랐습니다.

하지만 경찰공무원 채용 시 키 제한은 없습니다. (경찰공무원 임용령 시행규칙)

대신 신체검사와 체력검사만 있습니다.

시행규칙 제34조의2 제1항 별표의 신체검사 기준표에 따르면, 체격에 대해 “국립·공립병원 또는 종합병원에서 실시한 경찰공무원 채용시험 신체검사 및 약물검사의 결과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직무에 적합한 신체를 가져야 한다”고만 정했습니다.

그 외엔 시력, 색각, 청력, 혈압, 사시(斜視), 문신 등에 대한 제한이 있을 뿐입니다.

과거엔 남성과 여성 응시자에 대해 키와 몸무게를 제한하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신체조건으로 채용을 제한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결정하면서 2008년 폐지됐습니다.

따라서 장발·염색·키 등 외모를 이유로 한 '가짜 경찰' 주장은 모두 가짜입니다.

③ 관등성명 안 하면 위법이다?



JTBC

가짜 경찰 주장 유튜브 채널 썸네일 〈출처 : 유튜브 채널 팬또TV〉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나 극우 유튜버들은 탄핵 반대 집회에서 안전 관리를 위해 투입된 경찰들에게 관등성명을 요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올리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답하지 않거나 피한다는 이유로 '신분을 밝힐 수 없는 가짜 경찰'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가짜 경찰 김00' 의혹이 이런 주장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지난 20일 헌법재판소 앞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 극우 유튜버가 한 경찰의 신원을 집요하게 물었고, 옆에 있던 동료 경찰이 '강원경찰청 김00'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또 다른 유튜버가 “강원청에 전화해 내근 중이던 김00과 직접 통화했다”며 현장에 있던 경찰이 가짜라고 주장했습니다.

JTBC

현장 경찰에게 관등성명 요구하는 유튜버와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 〈출처 : 유튜브 채널 망기토TV〉




두 상황을 영상에 담아 퍼나르자 한국말을 못하는 중국 경찰이라는 의혹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해당 주장은 근거가 없는 허위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JTBC가 서울지방경찰청과 강원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실제 강원경찰은 해당 날짜에 헌재 앞 집회에 투입됐으며, 김 모 경위도 함께 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경위는 JTBC와 통화에서 “(유튜버와) 통화한 사실이 없고, 집회 현장에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현장에서 이름과 소속 계급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소속과 이름을) 요구하는 분들이 너무 확신에 차 있고 흥분해 있어서 대응을 하지 않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자신의 신상을 공개하고 허위 주장을 퍼트리는 데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NS상에선 현장의 가짜 경찰을 가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관등성명 요구를 꼽고 있습니다.

경찰이 본인의 소속과 성명을 밝히는 것은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명시된 '경찰의 의무'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 주장 역시 완전히 잘못된 주장입니다.

경찰이 신분을 사전에 밝혀야 하는 경우는 불심검문이나 직무 관련 질문을 할 때입니다.(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이 때 소속과 성명, 목적을 설명해야 합니다.

따라서 안전 관리가 목적인 집회 현장에선 소속과 이름을 밝힐 의무가 없는 겁니다.

JTBC

유튜브 등에 도는 경찰 관등성명 요구 방법 〈출처 : 유튜브 채널 휴머니스트〉




또 '관등성명을 하도록 만드는 법'이란 내용의 글도 빠르게 퍼졌는데, 이 역시 잘못된 근거로 작성된 글입니다.

해당 글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제10조를 근거로 삼았습니다.

'정보의 공개를 청구하는 자는 해당 정보를 보유하거나 관리하고 있는 공공기관에 청구서를 제출하거나 '말로써' 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제10조제1항)

현장에서 이 조항을 언급하며 관등성명을 요구하면 경찰이 응할 의무가 생긴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문서 또는 전자매체에 대한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정보공개법 제2조)

현장 경찰의 소속과 이름을 파악하는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과도하게 경찰의 이름과 소속 등을 요구하고, 얼굴을 촬영해 유포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07조, 정보통신망법 제70조 등에 의한 명예훼손죄, 형법 제311조 모욕죄 등)

(자료조사 및 취재지원 : 박진희 및 조벼리)

아래 링크를 통해 기사 검증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jazzy-background-202.notion.site/JTBC-1659eb1c5fb380599e2debacf70a776a?pvs=4



구민주 기자, 김혜미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JTBC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한겨레서울·연세·고려대 이어 성균관·가톨릭·울산대 의대생도 복귀 결정
  • MBC149시간 만에 '진화 선언'‥이 시각 안동
  • 뉴시스"김수현, 처음에 김새론 교제 인정했어야…잘못 대응" 변호사 지적
  • 매일경제故 설리 유족 “김수현 형제, 왜 베드신 강요했나”
  • 연합뉴스막판복귀 의대생·시한연장 대학…1年 만의 정상화 급물살 타나(종합)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