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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아프리카 원조 삭감에 ‘뜻밖의 결과’…중국·러시아가 아프리카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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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제개발처 사업 중단
개발처 예산 25% 아프리카 관련
러·중 물론, UAE·튀르키예도 반겨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연방 의회를 방문한 뒤 걸어나오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를 대거 삭감하자 미국에 맞서려는 중국, 러시아에 기회가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원조 삭감으로 아프리카에 생긴 공백을 경쟁국들이 이용하려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과 동시에 미국의 해외 원조를 90일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에 따라 대외 원조 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사업도 중단됐다. USAID 예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관련 프로그램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에 대응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달 러시아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결핵 및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를 전달했다.

피에르 솜세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보건부 장관은 TV 인터뷰에서 “많은 정부가 미국의 지원 중단으로 생긴 공백을 메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러시아 정부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말라위 수도 릴롱궤에 ‘중국의 원조-공동의 미래를 위해’라는 문구를 적은 광고판을 세웠다. 케냐에 부임한 신임 중국대사는 현지 주요 일간지와 대대적인 인터뷰를 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아프리카와 군사적·경제적 유대를 강화하려는 최근 수년간 노력의 일환이다.

이들은 그동안 풍부한 광물 매장량에 드넓은 농지, 급속히 증가하는 인구를 보유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제휴를 통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해왔다.

이들은 아프리카 현지에 자국 언론도 대거 진출시키고 있다.

중국은 관영 방송채널인 CGTN의 지국을 아프리카 전역에 두면서 관영 신화통신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지난달 아프리카연합(AU) 본부가 있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관영 스푸트니크의 지역 거점 방송국을 개설하고 에티오피아 국영 언론과 제휴를 맺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튀르키예도 미국의 ‘부재’를 기회로 삼아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아프리카 정세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령관을 지낸 필립 브리드러브는 “빈자리는 반드시 채워지기 마련”이라며 “우리가 관여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으로선 아프리카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중국·러시아와의 메시지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이 지역에서 소프트 파워가 약화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미국은 미국적 가치를 해외에 이식하고, 강력한 원조를 통해 자국의 매력도를 끌어올리며 소프트 파워를 유지하는데 공들여왔다.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을 지낸 제임스 길모어는 미국의 원조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들 중 많은 프로젝트는 미국의 소프트 파워다. 만약 우리가 그 영역을 권위주의 국가들에 내준다면 다음 세기는 매우 암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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