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글에서 전 씨와의 오랜 인연을 공개하며 “대구에서 파산하고 올라왔을 때 나도 여유가 없었지만, 먹이고 재웠다”며 “옥탑방에 데려와 가장 따뜻한 침낭을 주고 나는 바닥에서 잠을 잤다”고 회고했다. 그는 함께 재기할 방법을 찾아다녔고, 전 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할 때도 곁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전한길 한국사 강사. 전씨는 지난달 15일 보수성향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국가비상기도회에서 "계몽령을 통해 국민들 일깨워준 윤 대통령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튜브 캡처 |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계기는 지난달 15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였다. 전 씨는 해당 집회에서 계엄령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를 두고 김 대표는 “형제와 부모를 잃은 유가족들 앞에서 ‘계엄령이 계몽령’이라는 건 악랄한 조롱”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전 씨에게 “광주에 가지 마라”, “가려면 가서 사죄해라”라고 수차례 만류했지만, 뜻을 꺾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세월호 때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단식할 때, 옆에서 자장면을 먹으며 히히덕거리던 일베와 다를 게 없다”며 전 씨의 광주행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또 “가장 큰 욕은 ‘내 장례식에 오지 마라’는 말이었다”며 “전두환을 싫어하는 이유는 학살자이기도 하지만, 죽을 때까지 단 한 번도 반성하지 않고 죽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도 반성하지 않으면, 하늘나라에서도 너 볼 일은 없다”고 쏘아붙였다.
지난 23일 광주 서구 안디옥교회에서 개최된 '대통령 탄핵 반대 광주·전남 애국시민 총궐기집회'에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다. 광주보수정당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제공 |
그는 과거 전 씨와 나눈 마지막 대화도 언급했다. “앞으로 정당 정치 근처에도 가지 말고, 나중에 늙으면 가까운 곳에 살며 노후를 함께 보내자”던 전 씨의 말을 떠올리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정처 없고 참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송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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