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8시30분 경남 창녕군 창녕서울병원 장례식장은 통곡 소리로 가득 메워졌다.
이날은 산청 산불 진화 작업에 동원됐다가 숨진 창녕군 소속 공무원 A씨의 발인식이 진행 중이었다.
지난 24일 경남 창녕군 창녕군민체육관에 마련된 '산청군 산불 진화대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이 헌화하고 있다. 뉴스1 |
빈소를 지키던 유가족들은 A씨와 작별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자 큰 소리로 목 놓으며 오열했다.
A씨 어머니는 대답하지 못하는 아들의 이름을 계속 불렀다.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연신 자책하는 A씨 어머니 절규가 다시 장례식장을 가득 채웠다.
어머니가 하염없이 눈물을 쏟자 다른 유가족들도 오열하면서 장례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A씨 누나는 혼자 걸어갈 힘조차 없어 주변 유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A씨 시신이 있는 안치실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A씨 누나는 걸어가는 동안에도 계속 동생 이름을 부르며 흐느꼈다.
발인식이 엄수되자 장례식장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참관하던 A씨 친구와 동료들도 서로에게 기대어 울었다.
유가족과 친구들은 마지막 길을 가는 A씨에게 술 한 잔을 건네고 절을 하면서 “아이고, 아이고”하며 오열했다.
발인식이 끝나갈 때 북받친 감정에 A씨 누나가 끝내 실신했다.
운구차에 A씨 시신이 들어있는 관이 실리자 이를 지켜보던 어머니는 “우리 아들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소리치다 힘에 겨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A씨 유해는 창녕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A씨를 포함해 사망한 산청 산불 진화대원 3명도 이날 발인을 마무리하고 창녕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이들은 산청 산불 현장의 산 중턱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던 중 갑자기 분 역풍으로 산불에 고립되면서 사고를 당했다.
창녕군은 27일까지 '사고 희생자 애도기간'을 정하고, 전날부터 창녕군민체육관에 산청 산불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창녕=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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