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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터뷰] '카잔'으로 전하는 윤명진의 개발 철학...던파 '액션 쾌감'의 진화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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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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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철 아트 디렉터(왼쪽부터), 윤명진 네오플 대표,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인호 테크니컬디렉터가 '퍼스트 버서커: 카잔' 출시를 앞두고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조성준 기자


"패키지를 처음 만들다보니까..."

이게 무슨 말일까. 패키지 게임을 처음 개발해본 사람의 자신감일까, 아니면 온라인 게임만 십수년째 만들어온 개발자들의 영역 확장을 앞둔 포부일까. 인터뷰 내내 수차례 '처음'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조심스러운 모습이었지만 그의 말과 눈에서는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개발을 총괄한 윤명진 네오플 대표의 이야기다. '던전앤 파이터'가 좋아서 네오플에 입사해 수장까지 맡은 그가 '카잔'을 통해 패키지 게임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처음 도전장을 냈다. 윤명진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카잔은 오는 28일 베일을 벗는다.

액션게임 개발자의 자부심까지 버렸다

던파 세계관의 다중 우주를 기반으로 하는 하드코어 액션 RPG '카잔'이 베일을 벗는다. PC와 콘솔(PS5, Xbox 시리즈)을 통해 서비스되는 이 게임은 온라인 게임 개발 외길을 걸어온 윤명진 대표의 콘솔 싱글 패키지 데뷔작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체험판을 공개하며 이용자들이 일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짧은 플레이를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판이지만 고퀄리티 액션이 입소문을 타며 다운로드 100만건을 넘어서는 기록도 써냈다. 스팀에서는 4000개 이상 리뷰와 90% 이상의 '매우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며 경쟁력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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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진 네오플 대표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콘텐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조성준 기자


이같은 호평의 비결은 윤명진 대표의 게임 철학과 맞닿아있다. 그는 카잔을 개발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액션 게임 플레이에 대한 자부심까지 버렸다고 했다.

윤명진 대표는 "카잔이라는 게임은 잘하고 싶다면 굉장히 어렵고, 클리어가 목표라면 쉽게 깰 수 있는 게임"이라며 "급하게 플레이하면 안되고 빨리 깨려고 하면 어려운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지금까지 존재하는 게임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카잔만이 갖고 있는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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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버서커: 카잔' 대표이미지. / 사진=넥슨 제공


특히 그는 카잔이 '소울라이크' 류의 장르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소울라이크류 게임이란 어두운 세계관을 바탕으로 보스의 패턴을 익혀 하나씩 공략해 나가는 게임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202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대표적이다. 비슷한 게임방식으로 보이지만 윤명진 대표는 유저들이 카잔을 즐기면서 소울라이크류가 아닌, 던파의 초창기 액션 쾌감을 떠올리기를 원했다.

윤명진 대표는 "초창기 던파는 미션을 선택하고, 방대한 적을 상대하고, 클리어하지 못한 보스를 나만의 빌드를 통해 공략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다"며 "하나의 콘텐츠를 반복했을때 점점 익숙해지는 즐거움과 플레이를 잘하게 되면서 느끼는 쾌감,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캐릭터가 성장하고 강해지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골드행 소식에 환호성..."이제 됐다!"

이러한 개발과정을 거친 카잔의 '골드행' 소식에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도 윤명진 대표다. 골드행이란 패키지 게임이 출시 직전 완성본을 담아 패키지 마스터 버전으로 만들어진 것을 뜻한다. 게임의 개발을 완료하고 판매하기 위한 제품 CD 및 패키징을 생산하는 것으로, 더 이상 지연 없이 출시 일정에 맞출 수 있다는 뜻이다.

윤명진 대표는 "골드행 소식을 들었을때 같이 개발하는 분들, 개발조직에 있는 조직원들 모두 함께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며 "골드행을 계기로 힘들었던 개발을 한 타임 끊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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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진 네오플 대표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콘텐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넥슨 제공


특히 패키지 게임을 만드는 것은 온라인 게임 개발 과정과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패키지 게임은 하나의 이야기를 가진 영화나 작품을 완성했다는 것으로, 온라인 게임과는 큰 차이점을 느꼈다는 것.

그는 "최근 생각이 바뀐 부분이지만, 개발을 시작했을 때에는 골드행이 끝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막상 개발을 다 끝내고 골드행에 접어드니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게임 출시 후 이용자들과 소통하며 더 좋은 형태로 오랫동안 서비스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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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버서커: 카잔\' 개발진 /사진=넥슨 제공


특히 내부적으로 '우리는 성공한 조직'이라며 개발진들을 치켜세웠다. 개발진들의 노력이 있었고, 이러한 인사이트가 골드행이라는 결과로 나왔다는 것. 특히 생각한 그대로 게임을 만들어낸 개발진들이 있었기에 현재가 있다며 개발진에 공을 돌렸다.

윤명진 대표는 "게임의 성과는 미리 결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황이나 경제적 여건 등의 영향을 받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냈고, 이러한 부분들이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어렵지만 쉬운 게임, 언제든지 다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카잔은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다. 처음 게임이 공개됐을 당시 이용자들은 게임 플레이가 너무 어렵다는 의견을 냈고, 윤명진 대표는 이러한 피드백을 받아들여 난이도 조절 기능을 추가했다.

이같은 결정은 더 많은 사람들이 카잔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개발진의 배려로 읽힌다.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일반 난이도만 있을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기 어렵다는 이슈가 있었다"며 "도전과 성취 욕구를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논의를 거친 뒤 쉬운 난이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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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잔에서는 난이도를 낮췄을 경우 다시 높일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턱대고 쉬운 난이도로 조정하게 되면 너무 쉽게 클리어를 할 수 있어 맥이 풀릴 수도 있다. 개발진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보스나 일반 몬스터를 처치하지 못할 경우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방향을 틀었다. 예를 들어 A 보스를 계속해서 공략하지만 클리어하지 못하고 3차례 사망할 경우 난이도를 낮출 수 있는 창을 띄우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난이도를 낮춰 클리어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이준호 디렉터는 "이용자들이 카잔 플레이를 직접 플레이해야 난이도가 어려운지, 쉬운지 알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난이도를 한번 바꾸면 일반으로 올리지 못하는 점을 도입한 것은, 무턱대고 난이도를 낮추기보다 한 번 더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며 자신이 직접 재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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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오른쪽 두번째)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콘텐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넥슨 제공


마지막으로 윤명진 대표는 카잔이 힘든 개발과정을 거친 만큼 납득할 수 있을 만한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남겼다. 던파 시리즈 처럼 이용자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윤명진 대표는 "강한 공격을 받거나 사망했을 때 '말도 안된다'라고 하는 것보다는, '내가 컨트롤이 미숙해서 실수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며 "타고난 반사신경으로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이 아닌, 액션게임이 주는 성장을 통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고, 언제라도 다시 플레이하고 싶은 그런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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