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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고 싶었죠” 女지도자 편견 ‘격파’…박정은 감독, WKBL ‘흐름’ 완전히 틀었다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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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BNK 박정은 감독이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후 그물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 | WKBL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죠.”

넘기 어려운 ‘벽’이 있었다. 여자농구인데 유독 여자 감독이 없다. 2024~2025시즌 ‘새 역사’가 나왔다. 부산 BNK 썸 박정은(48) 감독이 주인공이다. 편견을 격파하고 정상에 섰다.

BNK는 2024~2025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품었다. 우리은행을 만나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으로 끝냈다. 2년 전 챔프전에서 0승3패로 물러났다. 부산에서 우리은행 우승을 바라만 봤다. 이번에는 홈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복수 성공이다.

박 감독은 2021년 3월 ‘꼴찌’ BNK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WKBL 역대 세 번째 여성 감독이다. 앞서 이옥자(KDB생명)-유영주(BNK) 감독이 있었다. 특히 유영주 감독은 박 감독 전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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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박정은 감독이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후 박혜진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 | WKBL



쉽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러나 성과를 냈다. 첫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다음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까지 갔다. 2023~2024시즌 최하위로 처졌으나, 2024~2025시즌 최고가 됐다.

24일 스포츠서울과 통화가 닿은 박 감독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선수 때 우승한 것과 또 다르다”며 웃은 후 “초보 감독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시작했다. BNK를 바꾸고 싶었다. 선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이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승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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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선수들이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후 박정은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사진 | WKBL



역대 최초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여성 감독’이 됐다. “그 부분이 가장 뿌듯하다. 보여주고 싶었다.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부담감을 안고 달려왔다. 조금은 인정을 받는 것 같고,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안도감이 든다”며 웃었다.

또한 “챔피언은 ‘지키는 것’이 더 힘들다고, 주변에서 계속 겁을 준다. 우승팀이기에 타깃이 될 것이라고 하더라. 잘하고 싶다. 새 시즌 들어가면 다시 피가 마를 것 같다”며 재차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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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박정은 감독이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 | WKBL



2025~2026시즌은 또 다른 ‘최초’가 기다린다. WKBL 역사상 여성 감독 2명이 나선다. 신한은행이 최윤아 감독을 선임했기 때문이다. 박정은 감독이 성과를 내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박 감독은 “최윤아 감독 연락을 받았다. 여성 감독이 한 명 더 늘었다는 점이 가장 좋다. 항상 바라던 일이다. 현실이 됐다. 정말 기쁘다. 리그에서 감독으로 경쟁할 수 있어 기쁘다. 같이 리그 잘 만들어보자는 얘기 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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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박정은 감독이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후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 WKBL



박 감독이 성별 외에 다른 사령탑과 ‘다른 점’이 또 있다. 과거부터 WKBL 중계를 보면 감독이 ‘화’가 많이 난 것을 알 수 있다. 전보다 나아지기는 했다. 그래도 눈살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박 감독은 다르다. 작전시간에 선수들에게 조곤조곤 설명한다. ‘호통’이 없다. “내가 선수 때 그렇게 배웠다. 은사님들이 이성적으로 대해주셨다. 나도 훈련 때는 혼도 내고 그런다. 경기 때는 그러면 안 된다. 차분하게 얘기하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고 돌아봤다.

단순한 성별 차이를 넘어, 이전 지도자들과 뭔가 다른 감독이다. 우승이라는 성과까지 냈다. WKBL ‘흐름’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기시즌 또 어떤 모습을 보일까. 더 많은 여성 감독이 나올 수 있는 ‘발판’은 확실히 쌓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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