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오르면서 3월 주택가격전망 지수가 반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두 달 만에 기준선을 다시 넘기면서 가격 상승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구 지역의 아파트 모습. [헤럴드경제 DB]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해 10월부터 줄곧 하향했던 주택가격전망 지수가 6개월 만에 반등했다.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제 완화로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5로 전월(99) 대비 6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까지 5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다 상승 전환해 다시 기준선을 넘은 것이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보다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주택가격전망 CSI는 부동산 경기나 시장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최근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고 주택 매매가격이 많이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8%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1월(0.20%)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폭으로 ‘강남3구’로 불리는 송파(0.94%), 서초(0.74%), 강남(0.68%)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다만 이번 조사는 3월 11~18일 진행된 것으로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발표 및 시행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 24일부터 적용됐다.
이 팀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영향은 두고 봐야 한다”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안도 함께 나와서 그런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소비자심리는 하락했다. 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세 둔화에 따른 성장세 약화 우려 등이 반영된 여파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월 대비 1.8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여파로 급격히 위축됐던 소비자심리는 올해 들어 두 달간 회복세를 보였으나 3월 들어 다시금 하락했다.
CCSI는 15개 CSI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과거(2003~2024년) 평균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이 팀장은 CCSI 하향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 지연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영향은 별로 있지 않았다”면서 “아무래도 수출이 안 좋아지고 미국의 관세 정책도 본격화된 데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1분기 소비자심리 움직임에 대해 “비상계엄 사태 이전을 회복하지 못했고 장기평균보다도 낮아 아직은 안 좋은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CCSI를 구성하는 세부지수별로 보면 지난 2월과 비교해 현재생활형편(87)과 현재경기판단(55)만 보합을 기록했고 나머지는 모두 내렸다. 향후경기전망(70)이 수출 증가세 둔화,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등으로 3포인트 하락했으며 소비지출전망(104)이 2포인트 떨어졌다. 생활형편전망과 가계수입전망이 각각 93에서 92, 97에서 96으로 1포인트씩 내렸다.
금리수준전망CSI는 92로 2월 대비 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1월 8포인트 내린 이후 가장 큰 폭의 내림세다.
이 팀장은 “한은이 2월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시중은행이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가산금리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심리가 조금 더 강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과 같은 2.7%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됐으나 생활물가 상승 폭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3년 후와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동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