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원 동물원 공사. (출처: 문화재청) |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08년 3월 25일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의 궁궐이었던 창경궁이 '창경원'이라는 이름의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준공됐다. 시민들을 위한 유원지 개발이라는 명목이었지만, 실상은 조선 왕실의 위상을 우습게 만들려는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이었다.
창경궁은 조선 성종 14년(1483년)에 건립되어 왕비와 대비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됐던 궁궐이다. 하지만 일제는 조선의 왕권을 격하시키고 민족의 역사를 말살하기 위해 창경궁을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바꿨다. 조선의 궁궐을 유원지로 전락시켜 구경거리로 만들고 민족의 자존심을 훼손하려는 의도적인 행위였다.
창경원은 이듬해인 1909년 11월 1일 대중에게 공개됐다. 동물원에는 일본에서 들여온 다양한 동물들이 전시됐다. 조선인들은 왕실의 공간에서 동물들을 구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는 조선인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고, 민족의 아픔을 더욱 심화시켰다.
1983년, 창경원 복원 사업이 시작됐고 1986년에는 동물원이 서울대공원으로 이전됐다. 이후 창경궁은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복원 작업을 거쳐 1996년에 창경궁으로 다시 개방됐다. 현재 창경궁은 조선의 궁궐로서의 위엄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창경원 시절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창경궁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닌, 민족의 아픔을 기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공간이다. 창경원 동물원 개장은 일제강점기 민족의 아픔을 상징하는 사건이었지만, 현재는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고 역사를 배우는 교육의 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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