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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에 나온 '그 장면'⋯제주에선 왜 귤을 구워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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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여러 차례 등장하는 장면이 화제다. 바로 제주 사람들이 귤을 껍질째 화롯불에 올려 구워 먹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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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검, 아이유가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대부분 껍질을 벗겨 생으로 먹는 것이 익숙한 귤을 불에 굽는다는 건 다소 낯설고 이색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드라마적 연출이 아니라, 실제로 제주에서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생활 풍습 중 하나다.

우리나라 최대 감귤 산지인 제주도에서는 과거 감귤 수확 철이면 장작불 위에 귤을 고구마와 함께 구워 먹는 풍경이 흔했다.

김성욱 제주 서귀포 감귤박물관 학예사는 "20~30년 전 겨울, 밥을 짓고 국을 끓이던 장작불에 귤을 껍질째 넣고, 겉이 시커멓게 탈 때까지 구워 목장갑 낀 손으로 까먹곤 했다"며, "그 시절 제주에서 귤 수확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구운 귤의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또, 귤은 구우면 맛이 확연히 달라진다. 단맛은 더 강해지고, 신맛은 줄어들며, 과육은 한층 부드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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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은 구우면 맛이 단맛은 더 강해지고, 신맛은 줄어들며, 과육은 한층 부드러워진다. 사진은 구운 귤. [사진=X @김여행]



농촌진흥청 감귤연구소에 따르면, 이는 두 가지 과학적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단맛이 체온과 비슷한 온도인 35도 전후에서 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가열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하면서 당분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귤은 마치 파인애플처럼 진하고 깊은 단맛을 내며, 일반적인 생귤과는 전혀 다른 풍미를 선사한다.

구운 귤은 맛뿐 아니라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가열을 통해 과육 속 섬유질이 부드러워지고 소화 흡수도 쉬워진다. 제주에서는 감기가 올 조짐이 있을 때 귤을 구워 먹기도 했는데, 귤 속 플라보노이드와 비타민C 성분이 면역력 강화와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특히 위가 약하거나 신맛에 민감한 사람들도 구운 귤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집에서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로, 야외에서는 겨울 캠핑 간식으로 구운 귤을 즐기기도 한다. 특히 한라봉이나 천혜향처럼 수분이 많은 품종은 따뜻하게 먹으면 과즙이 풍부해지고, 생으로 먹는 것보다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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