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혁(CG) |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오진송 기자 = 18년 만의 국민연금 개혁을 두고 여야 젊은 정치인들이 미래 세대에 부담을 주는 개혁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연금 전문가들은 오히려 청년들에게 득이 되는 개혁이라고 반박했다.
정부도 이번에 개혁하지 않았으면 청년층에게 더 큰 부담이 지워졌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개혁하지 않았다가 연금 기금이 일찍 소진된다면 이후의 보험료율은 개혁했을 때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앞서 전날 30·40대 여야 의원 8명은 공동으로 국민연금법 개정안(보험료율 9→13%·소득대체율 40→43%)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당장의 보험금 혜택을 인상하고 후세대의 보험료율을 올리겠다는 것"이라며 "강화된 혜택은 기성세대부터 누리면서 부담은 다시 미래세대의 몫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소득대체율 43%는 2026년 이후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에게 적용된다. 현재 연금 수급자도 다 함께 소득대체율이 43%로 오르는 게 아닌 것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대체율 43% 인상으로 이익을 제일 많이 보는 건 신규 가입자"라며 "예를 들어 퇴직까지 10년 남은 사람은 소득대체율 3%포인트 인상 효과의 일부 밖에 이익을 못 보면서 보험료는 더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세대 부담 가중하는 국민연금 개혁, 심히 우려' |
일례로 올해 20세인 2006년생들은 개혁하지 않을 경우 연금 기금이 고갈됐을 2056년 이후 30% 안팎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생애 평균 보험료율은 14.3%가 된다.
그러나 이번 개혁으로 연금 기금이 2071년까지 유지돼 생애 평균 보험료율은 12.7%로 내려가고, 소득대체율은 43%로 오른다.
김 교수는 또 개혁 전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기(2056년)를 언급하며 "예를 들어 지금 55세인 사람은 앞으로 30년 정도 산다고 했을 때 본인들 연금 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이번 개혁으로 보험료를 더 내게 됐다"며 "개혁으로 적립 기금을 늘리는 것은 현 세대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꾸 '낸 돈' 중심으로 얘기하는데, (연금의) 사회적 가치 등을 여러 측면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공적 연금은 세대 간 연대, 즉 경제활동인구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 같이 있는 것으로, 제도 시행 초기에 현 세대 노인에게 굉장히 좋은 조건으로 (연금) 급여를 보장해준 건 현 세대 노동하는 인구(40∼50대)가 지원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제갈 교수는 또 "정치권은 청년 세대가 진심으로 애달프다면 노동시장에 아직 진입하지 못한 청년의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등 대책을 찾아야지, 자꾸 청년과 노인 간에 싸움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청년층이 더 불리한 개혁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오해라고 설명한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KTV 방송에 출연해 "이번 개혁은 청년을 위한 개혁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기준으로 연금 기금은 2056년에 소진되는데, 지금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돈을 더 내지 않으면 그만큼을 자연스럽게 젊은 분들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득대체율 43%가 지금 연금을 받는 분에게 똑같이 해당할 것이라 많이들 오해하시는데,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1975년생이 현재 35년간 가입했다면 (연금 수급까지) 5년이 남아있는데, 소득대체율 인상은 이 5년에만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또 "이번 개혁에서는 국가에서 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못 박았다"라며 "기금 소진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급 보장은 청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 세대를 위해선 소득대체율을 오히려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일각에선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청년위원회는 "사람들은 마치 소득대체율 43%가 당장 지금 연금을 받는 사람들에게 적용될 것처럼 말하고, 그 결과 미래 세대는 연금 자체를 받지 못할 것처럼 호도하지만 아니다"라며 "청년세대가 분노하는 이유는 보험료가 아니라 낮은 소득대체율 인상 때문으로, 이번 개혁은 부모 세대는 물론 청년의 노후를 책임지기 어렵게 한 결정이었다"고 규탄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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