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2년 만에 롯데쇼핑 대표이사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사내이사를 다시 맡는 것도 5년만이다. 경기불황과 e커머스 전환 실패로 부진을 겪어 온 롯데 유통 사업에서 신 회장의 오너십이 반등을 이끌지 주목된다.
24일 롯데쇼핑은 서울 영등포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주주총회가 마무리되고 이사회를 연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추가로 처리했다. 신 회장은 2006년부터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맡다 2013년 사임했으며, 2020년 3월 사내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사내이사와 대표 선임은 책임 경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그룹 안팎으로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핵심 사업군 턴어라운드가 절실한 상황이다. 신 회장은 올해 초 열린 사장단회의(VCM)에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신 회장은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4개사에서 대표직도 겸직하고 있다. 롯데쇼핑 대표이사로 합류하면서 호텔군을 제외한 3대 사업군(유통·화학·식품)에서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된다. 다만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직은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이 24일 오전 영등포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롯데 유통군은 화학군에 이어 그룹에서 두 번째로 매출 비중이 높은 사업군이다. 최근에는 경기 불황과 함께 e커머스 경쟁력 확보 실패, 오프라인 사업 규제가 겹쳐 자체 경쟁력이 둔화됐다. 지난해 롯데쇼핑 매출은 13조9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47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9% 줄었다. 내수 시장 위축으로 성장성이 한계에 닿은 만큼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신 회장의 롯데쇼핑 복귀로 백화점·마트·e커머스 등 각 사업의 중장기 전략 달성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앞서 롯데쇼핑은 △백화점 핵심상권 마켓리더십 재구축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 구현 △e커머스 전략 전환 △자회사 턴어라운드 본격화 △리테일 테크 트랜스포메이션 △동남아 프리미엄 쇼핑 1번지로의 도약 등 6대 핵심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오는 2030년 매출 20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 겸 롯데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은 수익성 강화와 해외 시장 공략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김 부회장은 “기존 사업의 체질 개선과 사업 구조 재구축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기반으로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가 되기 위한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베트남 웨스트라이크 성공 모델을 기반으로, 해외 복합단지와 쇼핑몰 중심의 개발 사업을 검토하고 자체브랜드(PB) 상품의 수출을 미국, 싱가폴, 동남아 등으로 확장해 가겠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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