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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스위치’ 우려 나온 F-35... 동맹국들 “美 못 믿어” 구매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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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4일 호주 아발론에서 열린 호주 국제 에어쇼에 호주 왕립공군(RAAF) F-35A 라이트닝 II가 전시돼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일시 중단하는 등 기존의 외교 정책을 뒤집으면서 동맹국들이 미국산 무기 의존도를 재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특히 F-35 전투기 등 첨단 무기 체계의 ‘킬스위치(장비를 원격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캐나다와 포르투갈은 F-35 추가 구매 계획을 재고하고 있다.

23일 미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일시 중단하는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을 위협하면서 동맹국들이 미국 무기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럽 정책 결정자 4명은 러시아와의 갈등 상황에서 미국이 지원을 중단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산 장비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에 착수했다고 WP는 전했다. 유럽연합(EU)은 1500억 유로(약 239조원) 규모의 무기 조달 자금을 EU 회원국이나 EU와 방위협정을 맺은 국가에만 대출해주기로 한 상태다. 이 자금을 활용하려면 제품 비용의 최소 65%를 EU, 노르웨이, 우크라이나에서 지출해야 한다. 특히 미 레이시온의 패트리엇처럼 공급업체가 설계 권한을 갖고 있는 복잡한 무기 시스템은 부적격 대상이다.

캐나다와 포르투갈은 록히드 마틴에 F-35 전투기 주문을 재고하고 있다. 최근 불매 운동이 벌어진 테슬라처럼 F-35도 ‘보이콧’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F-35는 지난해 3월부터 생산이 본격화돼 연간 150여 대 생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으로부터 F-35를 구매하더라도 미국이 수리용 부품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계속 제공할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심지어 미국이 간단한 원격 조작으로 전투기를 운용하지 못하게 하는 ‘킬 스위치’ 기능을 F-35에 심어뒀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록히드 마틴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킬 스위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모든 항공기가 하늘에서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정보 공유와 통신 링크에 대한 의존성이 문제”라고 했다. 덴마크 의회 국방위원회 라스무스 야를로프 위원장은 “덴마크의 F-35 구매 결정권자 중 한 명으로서 유감스럽다”며 “앞으로는 가능하면 미국 무기를 피하라”고 했다. 그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요구하면서 무기를 비활성화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며 “미국 무기를 구매하는 것은 우리가 감수할 수 없을 정도로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했다.

이런 우려 속에서 트럼프는 21일 차세대 전투기 F-47 생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언젠가는 그들이 우리의 동맹국이 아닐 수도 있다”며 동맹국에 판매되는 전투기는 성능이 축소된다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미국의 무기 판매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 간 판매는 전년 대비 46% 증가한 1180억달러(173조원), 직접 상업 판매는 2010억달러(295조원)에 달했다. 프랑스는 세계 2위 무기 수출국이다. 텔레그래프는 “전문가들은 프랑스 항공 산업이 F-35에 대한 반발의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라팔 제트기(프랑스의 대표적 전투기)’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NATO 동맹국들의 상호운용성 유지와 동유럽 국가들의 신속한 전력 증강 필요성 탓에 당장 미국산 무기 의존도를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 방위항공우주위원회 키스 웹스터 위원장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국가들이 신속히 전력을 강화하려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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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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