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아직 성장이 다 끝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 강속구를 펑펑 던진다면 그 자체로 기대감이 커진다. 그런 측면에서 22일과 23일 5개 구장에서 일제히 열린 2025년 KBO리그 시즌 개막 시리즈는 많은 팬들의 탄성이 나온 시기이기도 했다. 각 팀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어린 선수들이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팬들의 흥미와 기대를 불러 모았다.
한때 KBO리그에서 시속 150㎞는 꿈의 구속이라고 불렸지만, 이제는 그렇게 철옹성과 같은 벽은 아니다. 특히나 최근 전 세계 야구를 강타하고 있는 구속 혁명이 미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 상륙하면서 150㎞를 던지는 투수는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그렇다고 해도 희소성은 분명하다. 이 희소성을 어린 선수들이 가졌다면 더더욱 흥분될 수밖에 없다.
이미 트랙맨 기준으로는 160㎞에 다다른 선수라 개인 최고 기록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이제 막 시즌을 시작한 3월 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내 개인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존재한다. 김서현은 구속을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몸 상태가 좋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오히려 구속에 대한 과욕을 버리고 자기 밸런스로만 투구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23일에는 역시 어린 선수들이 좋은 구속을 뽐내면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선수는 두 고졸 신인이었다.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정우주, 그리고 전체 3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배찬승이 그 주인공이었다. KBO리그 데뷔전이 떨릴 법도 했지만 트랙맨 레이더에 찍힌 구속은 이들이 씩씩하게 공을 던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배찬승은 23일 대구 키움전에서 최고 시속 154.9㎞의 강속구를 던지며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150㎞ 이상의 공을 던진 배찬승이지만, 정규시즌 개막과 함께 자신의 최고 구속을 경신하며 지금까지의 데이터가 과대 포장이 아님을 증명했다.
물론 불펜으로 뛰고 있어 1이닝을 전력으로 던질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이 기록은 2024년 기준 국내 좌완 최고 기록 보유자인 이의리(KIA·154.2㎞)의 기록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올해 국내 선수 좌완 최고 구속 가능성도 있다. 날과 몸이 풀리면 더 좋은 구속을 기대할 만하다. 구속뿐만 아니라 결과도 따라왔다. 배찬승은 이날 1이닝을 깔끔하게 막으며 프로 경력에서 첫 홀드를 수확했다.
구속만 따지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정우주 또한 23일 수원 kt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등 호투한 가운데 최고 시속 155.6㎞를 기록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고교 시절부터 160㎞를 던질 수 있는 재능이라는 평가를 받은 정우주는 이날 패스트볼 위력을 과시하며 역시 프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배찬승 정우주 모두 구속의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 아직 갈 길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 막 프로에 데뷔한 19살 선수들이다. 앞으로 이들의 등판마다 전광판에 찍히는 구속도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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