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 약진에 배터리 개발 지체 탓
일본 완성차 업체 도요타자동차의 자동차들이 2021년 12월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사 전기차 배터리 전략 설명회 행사장 안에 전시돼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
글로벌 1위 완성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규슈 후쿠오카현에 짓기로 한 전기차(EV)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연기한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세에 따른 '전략 수정'으로 보인다.
아사히에 따르면 도요타는 후쿠오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착공 시기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사토 고지 도요타 사장은 조만간 후쿠오카현청을 방문, 공장 착공 연기를 설명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지난달 후쿠오카현 간다마치공업단지 내 배터리 공장 건설 부지 28만㎡를 취득했다. 내년 공사를 시작해 2028년부터는 배터리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가 내놓을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계획이었다.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한 품질 확보가 지체되고 있는 점도 공장 건설 연기와 무관치 않다. 도요타는 충전 완료 시 기존 전기차의 두 배(약 1,000㎞)를 주행할 수 있는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내년 출시할 신형 차량에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배터리 개발이 늦어지며 차세대 전기차 생산 시점도 2027년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요타는 세계 1위 업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미국과 일본 등 타국 업체보다 전기차 분야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차세대 배터리·전기차를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내년 150만 대, 2030년에는 350만 대를 팔겠다는 새 목표를 세워둔 터였다. 이 목표의 핵심 동력으로 여겨졌던 후쿠오카 공장 건설 계획이 미뤄지며 판매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